순수산 이야기[2]/조카,나의 엔돌핀

장난꾸러기 민기 돌보기 작전2

순수산 2008. 3. 17. 09:16

 

1년 전에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생각났는지 막 달려와 말 위에 앉는다.

지금은 많이 자라 발이 발판에 닿고 의젓하게 하늘도 쳐다보고 있다.

 

놀이터에서 민기는 신났다. 물만난 고기처럼 유유히 잘도 논다.

이 미끄럼틀도 재미있지만 굴미끄럼틀은 혼자 독차지하며 놀았다.

 지 엄마한테 줄 증거자료(?)를 남겨야 하기에 난 사진를 찍어야 했다. 재미있게 잘 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사실...

 미끄럼틀이 너무 재미있어 거기에서만 놀기에 시소에 오라고 유인해서 사진을 찍었다. 이것은 흥분(?)이 가라앉은 모습이다.

 

문제의 굴미끄럼틀에서 민기는 정신을 가다듬지 못했다. 이렇게 신나는 놀이는 처음이라는듯 이모말도 거역하고 몇십번을 반복해서 탔다.

초등 고학년 누나들이 굴미끄럼틀에 걸터앉아 있으니

"야, 니그들 비켜라." 며 혼자 독자치하며 논다.

이모가 없었다면 몇대 꿀밤을 맞을 상황이 여러번 재연되었다.

 

이제는 집에 돌아갈 시간.

집에 가자고 민기를 여러번 외쳤지만 들은체만체 신나게 논다.

십여개의 계단을 올라 집으로 가야 하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데 그 계단을 한번도 제대로 밟지 못하고

(민기는 기분이 좋으면 말뛰기를 한다) 계속 헛발질을 한다. 손을 잡지 않았으면

십여번 죄다 넘어질 판이엿다.

 

아고.

오늘은 이모역활을 톡톡히 했다.

집에 데리고 와서 씻기고 노느라  힘들었으니 먹여야 한다.

"이모, 떡뽑기 해주세요"

식탁에 앉아 약속했던 떡뽑기를 외쳐댄다.

매운것을 물에 씻겨서 잘도 먹어댄다.

 

아고.

예쁜 울 조카 민기

피곤에 지쳤는지 과자를 입에 넣고 먹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