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한새봉에서
금요일 밤부터 눈이 내렸다.
토요일 휴무로 인해 온전히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이다. 소풍가는 날처럼 설레는 즐거운 토요일.
뭔가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팀장님과 뒷산 한새봉에 가자고 계획을 세웠는데...
눈이 많이 내려서 산행은 어려울 것 같았는데...
"눈이 많이 내려 산행이 위험할 것 같은디요....갈까요 말까요."
"당연히 가야제~~~"
1일 가족과 함께 무등산에 갔는데 그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눈 오는 날 좋은분과 모처럼 뒷산 한새봉으로 9시에 출발했다.
밤새 내린 눈으로 위험할 것 같아 완전무장을 했으나...
뒷산이라 바람은 불지 않고 하늘에서 떡가루가 내린듯 춥지도 않고 따뜻했다.
산에 오르면서 나누는 대화는 산처럼 포근하다.
동행자를 기억하게 한다.
뒷 배경은 <백설공주> 동화책에서 나오는 그림같네.
그런데 어째 백설공주라기보다는 귀여운 마귀(?)할멈에 가까운 모습이네.
나 인제 팀장님한테 죽었다. 이것 완전히 의상덕분입니다.
많이 웃어야 건강해집니다.
ㅋㅋㅋㅋㅋ
이런, 이런...
아들 털모자 뒤집어 쓰고 <몽골 아줌마같다>
목도리로 목둘러매고<군고구마 파는 아줌마같다>
그런들 어떠하리. 즐거운 산행이였는데...
< 한새봉 순수산 동상 >
산행이라 말하기에는 어째 좀 그랬다. 넘어질까봐 살금살금 올랐으니
산행보다는 산책에 가까웠다.
산에서 내려오니 왕복 3시간 정도 걸렸다.
우리는 바로 대중탕에 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아주 푹 피로를 풀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으니 하나 둘 벗들이 왔고
그들과 음료를 마시면서 얘기를나누고...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며 목욕을 했다.
산에 갔다와서 그런지 등을 밀어대니 굵은 동아줄(?)이 막 나왔다.
아이구, 더러워라.
탕을 나와 우리는
등뼈, 음식점에 가서 둘이 맛난 음식을 먹고 나니 오후 4시가 되었다.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자고 약속하고..
귀가하니...
"엄마, 어디 갔다왔어."
"산에 갔다 왔어"
"어디 산?"
"뒷산"
"나는 지리산 종주하고 온 줄 알았어."
"......."
ㅋㅋㅋ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