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녀들의 수난
3개월 만에 모인 개나리 모임이다.
우린 고교동창이고 직장맘이다.
나는 사춘기 한놈을 키우고
현은 초딩 두녀석을 키우고
지는 초딩 둘, 유치원생 한녀석을 키운다.
지는 그 틈새에서 대학교<몇번째지?>까지 다닌다.
현과 지는 차녀이고
나는 장녀이다.
차녀들은 나를 향해 말한다.
"네가 차녀들의 수난에 대해서 알기나 하냐..."
자기들 얘기를 하면서 왜 죄없는(?) 장녀인 나를 갖고 그런지 참 이상타.
<풋풋한 17살 때와 다름없는... 아니 그대로이기를 바라는 친구들>
화려한 그 시절을 생각하면 우린 없던 힘도 팡팡 생긴다.
둘은 닮았다.
20년 이상 같이 만나면 이렇게 닮아간다.
내가 보기에는 참 예쁘다.
그런데
무서운 아줌마들이 되어 있었다.
삶이 그렇게 만들었다
무서우리만큼 강한척하며 사는데 사실은 지극히 연약한 것이다.
이것은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선택인듯 싶었다.
<동글동글 달덩이 같은 얼굴이 더욱 닮았다>
우린 친구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다.
친구에 대해서 알만큼 알고
친구 또한 나를 알만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여 년의 삶은 우리를 변화시켰다. 꿈많았던 그 시절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아니다.
앞만 보고 쉼없이 바쁘게 살고는 있는데 이것이 정말 먼훗날 후회없는 삶인지 멈쳐서 짚어봐야 될것 같다.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
아내로서 맏며느리로서 직장인으로서 학생으로서가 아닌
온전히 내 이름 석자를 찾아서
17살의 시간으로 한번쯤 돌아가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오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우린....특히 그녀들은 지쳐있었다.
1박 2일이 아니더라도 여행계획을 잡아보자.
그녀들을 위하여...
나를 위하여...
<우먼파워를 보여준 지가 장학금 탄 턱으로 커피와 빵을 사줬다.>
이것만 간단히 먹었다면 미스일 것이다.
그런데 우린 미스가 아닌 아줌마다.
이것은 후식이요
메인은 보쌈에 영양돌솥밥을 먹었다.
우린 먹어야 힘을 낼수 있다.
먹는 것이 남은 것이다.
어쩔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