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을 따라 여유를 줍다.
사무실에서 도시락만 직장후배와 까먹다가...
<사실 도시락만한 점심도 없다. >
식당에서 배달시켜 먹는 것은 한 3일까지는 봐줄만 한데...
그 이상은 물린다는 사실...
집밥은 반찬 한가지만 놓고 먹어도 참 잘 먹었다고 하는데...
식당 밥은 아무리 잘 먹어도 왠지 개운치가 않다.
맛이 강하고 자극적이고 위생적이지 않고 등등등
허나 이렇게 한번쯤 코에 바람을 넣고 싶을때가 있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눈이 보배이신 내가 좋아하는 어느 분이 사무실에서 가까운 이 길을 알려줬다.
점심은 여럿이 먹었는데 밥 먹고 소화시킨다고 운동장 한바퀴 돌고 온다고 얘기해 놓고
여직원과 나는 따로 나왔다.
그리고 사진찍어준다며 여직원을 살살 꼬드겨
이 산책길을 갔다.
사직 찍어준다니 립스틱도 다시 바르는 여직원...
그 모습이 순수해서 참 예뻤다.
내가 아는 분은 이 곳에서 모델처럼 포즈도 참 이쁘게 잡더니만...
나는 영 그렇다.
그래도 뭔가 색다른 포즈로 이렇게 두 손을 들고
<완전히 교회에서 찬양 부르는 모습이다.>
아주 해맑은 얼굴로
점심식사하고 20 여분의 시간을 참으로 보람차게 보냈다.
산책길에 도착하자마자 여직원의 사진을 먼저 10여 장 찍어주면서
포즈를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주문을 늘어놓으니...
"언니~~꼭 프로필 사진 찍는 것 같아요. 하하하"
-그래..내가 아주 잘 찍어줄테니 공개구혼 사진으로 사용해라.
그러면서
"언니~~ 그런데 언니 블러그에 올리면 안돼요."
쑥스럽고 창피한 것인지 평소에도 사진을 별로 찍지 않는 여직원의 의견을 존중하여
이렇게 내 사진만 올린다.
카~~~흑백사진이 훨씬 낫다.
세상이 참 좋아져서 칼라사진 없던 시절 흑백사진만 줄기차게 찍었을텐데...
이렇게 흔치 않는 것은 더 귀하게 느껴진다. 흑백사진이 요즘은 참 멋스럽다.
짧은 시간이지만 사무실이 아닌 밖으로 나오면 공기부터가 달라서 참 좋은데....
한번 움직이지 않으니 점심때 한번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오늘을 계기로 종종 밖으로 나가 식사하면서
지나가는 계절을 확인하고 만져보고 싶다.
<오랜시간 같이 근무해온 여직원과 함께>
둘만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셀카로 찍었더니 이렇게 내 두손이 올려져 보인다.
이 조그만 사진으로 여직원을 소개하며....
이 사진 올렸다고 초상권 침해 운운하지는 않겠지.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