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어깨가 말을 걸어오네.

순수산 2009. 11. 17. 10:05

 

 

<11.11 빼빼로데이때 이렇게 뚱뚱한 빼빼로를 선물 받았다. 다 먹는데 이틀 걸렸음>

 

 

오늘 출근길.....찬 기운이 장난아니다. 가죽장갑을 준비해야겠다.

11월부터 회사 업무가 바쁘다. 일에서 한숨을 돌릴려면 내년 4월이 될 것 같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회사 규모는 커나가는데...나는 점점 약해지는 것 같고...아이구.

 

요즘 부쩍 오른손 어깨가 아파오는데...이것 순전히 직업병이다.

왼손 어깨도 아프다면 내가 나이가 먹어서리...이렇게 생각할텐데...

오른손 어깨가 욱씬거리는 것은 숫자를 너무 많이 치고

마우스도 사용하고 주로 오른손으로 많은 일을 해결해서 그럴 것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어디 아프네,하며 얘기한 적 별로 없는데....

많이 사용하면 마모되나 보다.

팔도 아껴쓰자. 그래서 오늘 후배동료한테 내 일을 좀 부탁했다.

손글씨로 해야 할 것이 있었는데 후배는

꼼꼼하게 잘 해줬다.감사하게...

내가 힘들때는 주변사람한테 부탁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바보탱이처럼 혼자 끙끙 앓으면서 해봤자,

나만 손해고 오히려 주변사람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전에도 아파서 울황제와 아들한테 어깨를 좀 주물러 달라고 했더니....

좀 주물러 주면..나는

"아들, 엄마를 꼬집고 있냐? 엄청 아프다."

살살하면...

"아들, 좀 세게 좀 해봐라."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몰라 아들은  되려 성질을 낸다.

울황제가 어깨를 주물려주면 나는 더 아프다. 얼마나 뻑시게 주물려주든지....

그래서 웬만해서는 부탁을 하지 않는다.

그럼, 파스를 부치면 낫지 않을까....

아이구, 파스는 내 피부가거부하네요. 그래서 죽으나 사나 건강해야 하는데....

 

내가 오른손 어깨가  아픈 것에는 또 이유가 있다.

나의 휴식은 책을 읽는 것인데....업무가 많아 책을 읽지 못하고

늘 책을 들고 출근하면서...오늘 회사에서 책 좀 읽어야지,하며 책을 싸들고 회사로 오긴하나

막상 회사에 오면 책을 거들떠 볼 시간이 없어 집에 가서 읽어야지 하며 책을 다시 들고 퇴근한다.

진도도 나가지 않는 똑같은 책을 한달 가까이 무겁게 들고 출.퇴근한다.

그도 그럴것이 회사에서 보는 책 따로 있고

집에서 보는 책 따로 있어도 ...이런 일을 계속하고 다니다.

이것도 병이려니...

 

그래도 감사하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난로가 있는 사무실에서 일하기에 감사하고

오늘 아무리 힘들더라도 하얀 도화지 같은 24시간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어서 감사하고

감기로 힘들하신 친정엄마가 입맛을 잃고 통 식사를 못하신다기에 따뜻한 전복죽을 사다드릴수 있어서 감사하고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주변에 있어서 감사하고

시간만 나면 이런 길을 하고 싶다는 그 무엇이 여러개 있어서 감사하다.

 

오전에는 엄청 춥더니....지금 이시간에는 햇살이 얼굴을 내민다.

햇살을 보면서....누군가에게 나도 햇살같은 따뜻한 사람이고 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