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눈물
<이난영 공원에서 / 종일 녹음기에서 목포의 눈물이 흐른다>
짧은 명절을 참 알차게 보내고 왔다.
설날 전날 오후 1시 정도에 시댁 목포에 도착하여 어머니와 시장에 다녀왔다.
차례를 지내지 않기에 그때그때마다 가족들 먹을 음식만 준비하면 되므로 크게 격식에 차릴 것이 없었다.
울 어머니가 나물이며 간단히 반찬은 준비하셨기에 시장에서 경비가 별로 들지 않았다.
육고기보다 생선을 주로 드시기에 항상 생선은 집에 있고
목포 가는길에 친정 작은아버지댁에 들렸더니 떡살을 20키로그램 정도 주셨다.
10여 명의 가족이 어머니가 손수 차려주신 점심으로 청국장동태탕을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것인데 어찌나 개운하고 깔끔하고 구수한지...
국물이 끝내줘요.~~
예쁜 세째 동서가 전 두가지와 갈비를 재워서, 잡채랑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집에서 미리 준비해 왔다.
예쁜 동서가 맞다. ㅎㅎ
이날 설날 전날 밤에 울황제 대학동창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서 저녁식사를 밖에서 하고 왔다.
그들 또한 다들 큰며느리인데....모임을 다녀오라고 허락하시다니 참 멋진 시부모님들이다.
대체로 감히 다른 집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인데...
<어디 큰며느리가 음식준비는 안하고 모임을 갈 수 있지????....>
우리시댁은 그렇게 이해못할 일도 아니다.
쿨~~하다.
<삼학도>
설날~~장성에서 가져온 햅쌀로 만든 떡국을 준비해 놓고...
시부모님께 자식들이 일렬로 서서 새배를 드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하얀 봉투에 짧막한 글을 써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어머님, 아버님께 용돈봉투를 드렸다.
두분이 계셔서 이렇게 새해 인사를 드릴 수 있음에 참 감사하다.
새배를 드리고 나니 빳빳한 신권으로 손주들에게 복돈을 나눠주신다.
그리고 특별히 어머님이 며느리들에게 복돈을 주셨다.
인사드리려 큰고모님댁에 갔는데...이번에는 큰며느리 애쓴다고 큰고모님도 복돈을 주셨다.
금액을 떠나서 받은 재미가 쏠쏠하다. ㅋㅋ
설날 새배를 드리고 온가족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니 10시가 되어간다. 2시간 후면 또 점심식사를 하는데...
도저히 집에 있기가 힘들어<너무 많이 먹고 운동 부족이라>
"아버님, 어머니...우리 유달산에 올라가시게요."
"바람 불고 추운디야."
어머님이 춥다고 가기 싫어하신다.
"산에 가면 얼마나 좋은데요."
"그럼 가자."
아버님이 산행 갈 차비를 하신다.
삼학도를 가고 이난영 공원을 가고 잘 조성된 이름모를 공원도 가고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유달산도 갔다.
비록 뺨에 스치는 바람은 춥지만
얼마나 상쾌하고 뜻깊은지 모른다.
유달산 가로수엔 벌써부터 개나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개나리 축제하면 엄마가 콜하마. 그때 엄마가 횟감 준비해 놓을께"
시엄마가 내 팔짱을 끼고 또 만날 것을 생각하며 흐뭇하게 말씀하신다.
"녜...꽃피는 그때 아버지, 어머니랑 다시 와서 사진 많이 찍게요. 횟값은 제가 쏩니다. ㅋㅋ"
부자지간보다는 형제기간이라고 해도 될정도는 울아버지는 젊다.
큰아들과 함께 하는 사진을 나는 여러번 찍어드렸다.
항상 흐뭇해 하신다.
<요트 경기장에서>
<장난꾸러기 울황제는 늘 이렇다.>
이번 명절에 내가 가장 잘한 것은
칠순을 앞둔 시아버지님께 핸드폰에 전화번호 저장하고
문자보내는 법을 알려 드렸다.
귀찮아서....잘 안보여서...
그냥 오는 전화만 받고
거는 전화만 했던 핸드폰 사용을
좀 더 포괄적으로 보여드린 것이다.
참 신기해 하시기에 복습차원에서
배운대로 실습(?)를 하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가르친대로
어머님께
"사랑합니다"
문자를 처음으로 보내드렸다.
감동의 물결이 넘실넘실~~~
어머니는 행복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