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꽃피는 춘삼월에 눈이라니...

순수산 2010. 3. 10. 10:49

 

<차 운전석에 앉아 바라본 집앞 풍경>

 

연일 비가 오고 춥더니 때아닌 춘삼월에 눈이 내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어제 퇴근길 지하주차장에 주차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출근길...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자동차를 덮고 있는 두껍게 쌓인 눈을 한참 치우고 나니 

손이 시럽다.

 

간혹 도로주행을 하다보면

고양이 세수를 하고 나온 차량들을 볼 수 있다.

앞 유리만 포도시 닦고<눈꼽만 떼어낸 상황>

지붕이며 앞 범퍼며 눈이 그대로 쌓인채 달린 차를 간혹 본다.

차주의 게으름이야 탓할 필요는 없지만

주행하다가 앞차의 눈이 흩날려

뒷차가 순간 위험한 상황에 들어갈 수 있음을

아시려나 모르시려나.

 

자동차 전체의 눈을 어느정도 털어내고 차 안으로 들어오니

틀어놓은 히터바람으로 차 안에 훈기가 돈다.

주파수를 맞쳐놓은 라디오에서는 눈 내리는 날 들으면 딱 좋을

눈에 관한 노래가 계속 흘러나오고...

 

운전석에 앉아 바라보는 눈이 참 이쁘다.

그래서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사진기로

있는 그대로 찍어봤다.

 

 

사이드 미러쪽 창을 통해 한장 찍고...

6장 찍었는데..2장 건졌다. ㅋㅋ

 

엉금엉금 슬슬슬 기어서 큰도로에 간신히 나가다..그만

"쿵"

하는 소리가 들린 것이다.

분명 내 창에서 나는 소리인데...

나는 제대로 갔는데, 무슨 소리지?

룸미러를 통해 뒷차를 보니

뒷차가 내차를 뽀뽀하고 있다.

 

길이 얼어 차들이 밀리고 그러다가 그만 내 차를 받은것 같다.

차에서 내려

내차 뒷범퍼를 확인하니

큰 탈이 없다.

뒷차 운전자가 걸어나오길래

 

"지금 내 차 받으셨어요?"

씨익~ 웃으신다.

 

"뭐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으니 그냥 가시지요. 아참..그래도 어쩔지 모르니 연락처라도 남겨주세요."

차주는 메모지에 핸드폰 번호를 적어서 내민다.

 

이럴땐 내 차가 값비싼 차가 아니고 골동품에 가까운 오래된 차라

훨씬 마음이 놓인다.

값비싼 새차라면 슬쩍 기스만 나도 속이 상할법 한데....

 

여기 저기서 꽃이 피는 봄에 때아닌 눈을 맞이하게되니

오늘과 같은 일이 생기고

그냥 어제과 같이 스쳐지나갈 오늘이

이렇게 기록으로 남는다.

 


 

 

벌써 출출한 점심시간이 되었네.

지난주 우리셀 가족이 정성드려  만든 김밥이다.

참 오랜만에 맛난 김밥을 먹으며 행복했다.

나는 주로 분식집에서 김밥을 사서 먹는다.

이런 김밥을 보면 눈이 휘뒹그레진다.

맛난 김밥에 행복했던 그날도 기억하며 함께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