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여행, 떠나는 기쁨

발도 담그지 못한 증도의 우전해수욕장

순수산 2010. 8. 5. 14:37

 

<우전 해수욕장>

 

여름 휴가가 시작되었다. 이번 휴가는 예전과는 다른 행로가 될 것 같다.

올 휴가지가 제주도 한라산 등반이였는데...울황제 발목부상으로 최대한 덜 걷는 곳을 골랐다.

아들은 교회 수련회를 갔고, 울황제와 단둘이 조금은 심심한 휴가의 세째날이 되었다.

 

피서 [避暑] :더위를 피하여 시원한 곳으로 옮긴다는 뜻인데... 

더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위에 대항하러 가는 것이 아닌가,싶다.

진정한 피서는 에어컨 바람 빵빵하게 나오는

은행이나 도서관이나 관공서가 아닐까....

그것도 나의 진정한 피서는 좋아하는 책을 맘껏...그것도 집중하며....읽는 도서관인데...

이유불문하고 우린 증도를 가기 위해 신안군 증도면 우전리로 출발했다.

 

휴가철의 피크인 8월 첫째주.....다행히 장마는 끝났는데....이제 본격적인 무더위와 싸워야 될 것 같다. 섭씨 35도가 훨씬 넘는 날씨다. 푹푹 찐다는 말이 맞는 그런 날 우리는 증도로 간다. 천사(1004)의 섬, 슬로우 시티, 천일염으로 유명하고, 주민의 95%가 크리스챤이라는 정보를 갖고 떠난다.

 

이 연육교가 없었다면...아마 배를 타고 들어갔을 것이다. 이 다리로 인해 광주에서 출발하여 증도까지 채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무안삼거리-현경-해제-지도-증도> 출발 당시 네비게이션이 <증도>를 탐색하지 못해 우린 기계에 의지하지 않고 순전히 이정표를 보고 달렸다. 간혹 스릴(?)있는 이런 재미도 쏠쏠했다. 울황제는 심한 길치라는 사실....

 

썰물로 인해 해수욕장은 갯벌로 변해있었다. 많은 인파가 수영을 하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예상이 빗나갔다. 대신 저 수평선 쪽에서 뭔가를 잡고 있었다.

 

발 깁스를 푼지도 얼마되지 않고....거의 날마다 얼음찜질을 하고 한의원에서 침맞으며 물리치료 다니고 있는데....걷기도 불편한 울황제는 집에서 방.콕하며 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순전히 마누라를 위해 동행해줬으니...감사할 따름이다.

 

우하하하 커플티는 아니지만....색상은 대략 맞네.

바닷가의 습한 기운 때문에 기분은 별로였다. 습하고 무지 덥고 많은 인파로 도착하자마자 이곳을 뜨고 싶었다. ㅋㅋㅋㅋ 

 

어린 자녀들과 함께 왔다면 그나마 저 물속에 들어가 발도 담그고 짱뚱어나 게를 잡았을 것이다. 그런데 우린 그럴 나이가 훌쩍 지난 고딩 부부라....

그저 체험보다 바라보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뭐든 것이 귀찮아질까????? 괜히 슬퍼지네.

  

모래는 아주 가늘고....걷는데 신발 사이로 사르르 스며들었다.

 

오후 3시경이 되어가니 빠졌던 물이 서서히 들어오면서 파도소리가 들린다. 그 파도소리가 훨씬 시원함을 줬다. 저렇게 놀고 있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다. 날씨는 무지 더운데...햇님은 볼 수 없었다. 아마 해가 보였다면......저문 해까지 보고 갔을텐데...우리는 금방 이곳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