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와 한새봉 데이트~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고 했다, 자연은 과학이 아닐까??? !!!
바라보고 있으면 질문과 해답이 쏟아진다.
어쩜 이렇게 줄맞춰 나란히나란히 담을 타고 오를수 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조카 민채가 폐렴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첫째 민기를 내가 돌봐야했다.
황금같은 휴무인 주말...난 두말없이 이 녀석을 데리고 한새봉 산행길에 올랐다.
자 출발~~~ 머리 위에 들고 간 종이꽃을 올려놓고 한껏 부풀어있다.
일곡지구에서 올라온 우리는 양산지구에서 올라 오기로 한 라라언니와 첫번째 쉼터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러니까 양산지구 H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언니집은 이렇게 산을 거슬러 가면 아주 가까운 거리인데,
차로 운전하거나, 인도로 걷게 되면 훨씬 멀다. 그래서 언제 한새봉에서 서로 만나자고 했는데
드디어 조카를 보게 되는 오늘에서야 만나게 되었다.
언니는 등산복으로 완전 무장하고 정확한 시간에 왔다.
언니를 기다리는 10분 동안 00꽃도 구경하고
꽃향기도 맡아보았다.
6살 이녀석을 데리고 우리집에서 출발하여 꽤 긴 거리<30여분 이상>를 올라왔는데 등줄기에서 땀이 좀 배어나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순수산, 산에는 올라가지 말고 그냥 우리집에 가서 보이차나 마시자."
"오잉~ 이제 운동모드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전날 추석선물 준비하느라 늦게까지 잠못자고 피곤했다고 산에는 올라가기 힘들다고 한다.
언니는 쉼터까지 올라오는데도 큰 운동이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산행의 미련을 접고 한번 가고 싶어했던 언니집을 6살 조카녀석과 동행하게 되었다.
등산복으로 완전무장하고 오신 라라언니.
조카녀석 데리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평상복 입고 올라온 나...
까맣고 작은 모기는 여지없이 내 다리를 빨갛게 물어뜯어놓았다.
한새봉은 작은 산이지만 이렇게 6거리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래서 눈으로 세어보니 맞다. 6거리이다.
6거리가 있을지언정 항상 갔던 거리로 다니니 6거리는 그림의 떡이다.
다른 거리로 가면 어떤 곳이 나오는지 관심없다.
늘상 시간이 빠듯하여 산에 갔다 온 것에 대한 의미를 둘 때가 많다.
캬~~은근한 멋을 보여준 언니..
이것은 00꽃
가을의 멋을 보여줍니다.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추고 있는 오랜만에 보는 실물 코스모스를 담아봤습니다.
참 정갈하니 이쁩니다. 요즘은 코스모스 보기가 참 힘들더군요.
놀이공원처럼 잘 조성된 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이 녀석은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잘 놉니다.
더운날 피곤할텐데 이모를 잘 따라다녀서 참 이쁩니다.
모기한테 헌혈도 해줬습니다.
언니의 넓은 집으로 초대된 우리는
요즘 흙놀이에서 한참 재미있게 만든 작품 그릇에
포도를 담아 대접해줍니다.
그 그릇에는 숱한 얘기거리가 담아있겠지요.
라라언니의 블방에서 눈도장 찍어놓은....자주 봤기에 정이 든...녀석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사랑과 정성을 쏟은 것이기에 그것들은 라라언니한테 아주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겠지요.
올망졸망한 찻잔에 <보이차>를 담아 마시며
해질녘까지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차로 집까지 데려다 준다는 것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산을 넘어 집으로 왔습니다.
아직 못다한 산행을 마저 하고 싶었거든요.
거리로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6살 이녀석는 좀 무리가 되었던지 집으로 가까이 오자
여러번 주저 앉았습니다.
"민기야~ 다음에 또 산에 갈까?"
"녜~~~~"
비록 다리가 아플지언정 모기한테 헌혈을 당할지언정 이 녀석도 공기 좋은 산이 좋아가봅니다.
집에 오는 길에 우리아파트 단지의 담벼락을 세세히 구경하고 왔습니다.
담장에 줄지어 오르는 등나무(?)가 어찌나 예술작품처럼 멋지고 예쁜지 발은 앞으로 걷지만
눈은 계속 왼쪽 담장만 바라보고 걸었습니다.
얼마나 규칙적이고 질서를 잘 지키는지
이 녀석들한테도 한수 배웁니다.
때론 이렇게 빈 공간 통과하여 다시 윗층 벽돌을 거슬러 올라~올라 기어가는 녀석들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신통방통한 이 녀석들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자니 지나가는 어떤 사람은 나를 들여다봅니다.
내가 이름을 불러주는 녀석은 근사한 꽃으로 다가온다는 사실~~~
지나가는 행인도 알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