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여행, 떠나는 기쁨

<무등산> 중봉에서 은빛 억새와 마주하다

순수산 2010. 10. 12. 08:56

 

<중봉 정상을 눈앞에 둔 부자~>

내 눈에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

 

-바이올렛 000꽃-

 

<야생화 전문가인 마음님이 알려준 꽃이름........"꽃향유">

이름을 알고 나니 더욱 이 꽃이 멋지게 느껴진다.

이름이 이쁘니 꽃의 의미가 더 크게 전해진다.

마음님~~~~감사해요(10.12)

 

 

 

"아들~ 저 구름 좀 봐줘~"

집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구름이다.

저 가운데 흰 공백의 허공에서 동화속 캐릭터가 뾰로룡~ 하고 나올 것만 같다.

 

드디어 은빛 억새와 마주한다.

하늘빛에 비친 은빛물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열심히 걷고 있는 아들에게

"아들~ 잠깐만 멈춰 서봐~"

수채화처럼 멋지게 나왔다.

아빠를 위해 배낭을 짊어지고 가는 멋진 울아들~~~

 

은빛 억새도 보이고

 

금빛 억새도 보인다.

 

해가 저물기 전에 물결치는 억새를 보고

너무 어둡기 전에 안전하게 하산해야 하는데...

억새에 취해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 쯤에서 시간이 좀 더디게 갔으면 좋겠다.

 

 

 

 

915m의 중봉에 도착했다.

연인커플이 놀러와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가족사진 찍어 드릴까요?"

"녜~ 이런 센스쟁이 커플. 멋지셔."

나도 보답차원에서 두 사람의 풋풋한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줬다.

 

 

우리가 마지막 등산객이라도 된 것처럼 중봉 아래는 어느 누구도 있지 않다.

이제 천천히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5km는 꽤 먼 거리였다.

올라갈때는 몰랐는데, 내려가는 길이 꽤나 지루하다.

그것도 우리가족만 달랑 내려가니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다시 1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내려온 모 부부는 전망대 벤치에 앉아 통닭에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얼마나 여유롭게 보이던지...

 

오를때는 파란 하늘이였는데, 내려오니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이 실제 모습니다.

 

 

좀 더 부지런히 걷기로 했다. 간식으로 갖고 온 누룽지를 오도독 오도독 씹으면서 내려갔다.

늦재삼거리에 도착하니 어둠이 내려앉았다.

시야가 어두웠고 앞에 무엇이 있는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주변은 컴컴했다.

이런 모습은 또 산에서 처음이다.

헤드렌턴을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아들이 핸드폰에 다운받은 최신곡을 크게 따라부르며(무서워서 ㅋㅋㅋ)

산속에서 정말로 우리만 남은 듯 정막했다.

 

산장쪽 식당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멀리 모였다.

그 불빛이 참으로 반가왔다.

아뿔쌰~~~그런데 이 어둠을 뚫고 산에 오르는 서너명의 등산객이 있었으니...

하하하

 

 

 


 

"오늘 저녁식사는 집 앞 <명품 칼국수> 식당에서 해결하겠습니다."

"엄마, 나는 김밥 두줄에 바지락 칼국수 한그릇. 오케이~"

"나는 열무비빔국수."

"그럼 나는 따끈한 들깨 칼국수."

 

우리가족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주차해 놓고 명품 칼국수 집에 가서

이렇게 맛나게 먹었습니다.

우리집 앞집에 사는 분이 이 식당의 주인인데...

오랜만에 반갑다며

고기만두를 특별히 서비스로 주셨고, 달달한 식혜도 한그릇 푸짐하게 주십니다.

아~~~~~~배부르고 행복한 주말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