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행복한 사람~
만나면 행복한 사람이 분명 있다. 최근 나는 이 부부를 통해 많이 웃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시월초, 비가 오는 토요일... 식당에 예약을 해놓고 그분들이 사는 집앞으로 우리차를 대기시켰다.
늘 점잖은 분들이라 사실, 처음 식사를 하면서 무슨 얘기를 해야되나, 혹시 밥만 먹고 헤어지는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도 되었다.
인생의 선배님들이라 혹 실례되는 언행으로 기분 상하지는 않을련지, 거칠것 없는 내 성격에도 첫만남은 늘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했다.
집앞으로 차를 대기시키고 그분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걸어오시는 모습이 두손 가득 무슨 선물을 들고 계셨다.
복숭아 한 상자와 나중엔 풀어보니 처음 보는 치약 두세트였다.
<이 치약으로 치카치카하면 치아가 하얗게 될 것 같았다>
고마운 분들이라 그냥 감사하여 식사대접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되려 그분들이 먼저 식사대접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 맛있는 것 사주시로 하고 우리가 대접해드리기로 했다. 그랬더니 이렇게 선물까지 들고 오신 것이다. 늘 섬김과 베풂이 몸에 배인 분들이다.
우리는 담백한 한방오리탕을 먹으면서 장장 두시간동안 참으로 많은 얘기를 했다. 한창 웃다보니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갈줄은 정말로 몰랐다.
연애할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그분들과의 얘기가 무척이나 나를 행복하게 했다. 겸손한 그분들은 부족한 우리부부를 칭찬해주시며 오히려
즐거운 시간이였다고 감사했다.
불평, 불만이 아니라 항상 웃으면서 긍정을 선포하시는 그분들의 성향속에 스르르 우리도 스며들었다.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분들의 집에 모셔다 드리는데...
"집에 오셨으니 차 한잔 하시고 가세요~"
다시 그분들의 집에서 차 한잔을 비롯하여 달달한 포도와 복숭아를 먹고 담백한 옥수수를 먹으면서 우리의 2차가 시작되었다.
무려 2시간동안 1년 웃을 것을 앞당겨 웃었던 시간이 아니였나, 싶다.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열린마음으로 서로 받아들이다보니 여러번 만나지 않았지만 긴장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마음이 평안했다. 참 기분 좋은 시간이였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11시가 되어 우린 헤어졌다. 늘 겸손하시고 섬기는 손길에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깊은 마음으로 기도했던 날이였다.
시월의 마지막 이브날....
다시 그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맛난 회를 대접해주신다는 것이다. 그분들은 우리집 앞으로 차를 대기시켰고 우리를 태워 20여 분 달리더니 네온싸인이 번쩍거리는 번화가로 인도했다. 단골집인듯 주인장부터 직원들까지 그분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분들 덕분에 우리도 VIP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여러차례 이 맛난 음식 <사진에는 몇가지만 올렸다. 누락된 메뉴가 훨씬 많다.>을 먹으면서 음식이 이렇게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는구나, 느끼게 되었다. 우린 또다시 웃음 가득한 얘기들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보냈다. 특별히 주방장까지 찾아와서 오늘의 신선한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뭘 먹든 이렇게 잘 아시는 분의 초대를 받으면 특별대우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 써비스로 배가 부를만큼 먹었는데....식사만 하고 헤어지기가 서로 아쉬워~ "우리 차 한잔 마시러 갑시다." ㅋㅋㅋ
광주 반대쪽에서 우린 다시 담양의 유명한 카페로 가게 되었다. 밤 9시 정도 횟집을 나서서 30여 분 달려 상쾌한 밤바람을 맞으며 예전에 가봤던 곳인데 밤에 가서 그런지 분위기가 새로왔다. 손수 담근 대추차를 마시러 갔다. 그곳은 1층에서 자주 식사는 했던 곳인데 2층 카페는 처음이다. 담양이 고향이고 담양에 일터가 있는 분이라 담양을 죄다 속속들이 꾀고 계셨다. 담양에 대해 물어보면 척척 말씀해주시는 이 분은 혹시
<담양 인간 네비게이션>이 아닐까... ㅎㅎ
이 분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카페 주인장이 특별히 주문한 걸쭉한 대추차를 내오셨다. 두손 가득 사발을 들고 마시니 보약 한재를 마신듯 속이 평안해졌다. 대추 송송 썰어 팍팍 넣고 잣을 띄운 걸쭉한 대추차는 처음 마셔봤다. 우린 다시 행복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1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진 시간을 보냈다.
정말로 만나면 행복한 분들이다. 인생후배로서 남편과 나는 그분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 참 많다.
사람은 자고로 불편하고 딱딱하면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그러니 좀 빈틈도 있고 온화하고 실수도 하는 그래서 은은하게 사람냄새가 풍기는 그런 사람이
되자고 다짐해본다. 쾌청한 밤공기를 마시며 아쉬움을 뒤로한채 그분들은 우리를 집으로 데려다 주셨다.
"어, 또 11시가 되었네."
헤어진지 얼마되지도 않은데, 또다시 그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다음달엔 또 만나자고 약속을 해야될듯 싶다. 만나면 행복한 사람~
그래서 행복이 내게까지 전해지는 기분좋은 분들을 또다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