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여행, 떠나는 기쁨

벌교-보성-장흥(사도반 졸업여행 1)

순수산 2010. 12. 17. 16:34

 

<벌교 꼬막 정식- 꼬막 외에는 다른 반찬은 거의 안 먹은것 같다>

 

야간 사도반이 당일코스로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직장반이라 회사에 출근한 분도 있고, 결혼식 참여와 김장 등 부득이하게 참석못한 제자들도 있어 서운하긴 했지만 

그래도 13명이면 과반수 이상 참여한 셈이다. 다음에 시간을 잘 맞춰서 참석하지 못한 분들과 함께 다시 가고 싶다.

 

○언  제 : 2010. 12. 11  오전 9시 교회 출발

○코   스 : 벌교(거시기 식당)-보성(녹차밭)-장흥(토요시장,대물 촬영지)-목포(유달산)-무안 홀통(전통원조옛날횟집)

○누구랑 : 목사님, 제자 13명(남7, 여6)

 

 

 

<  벌 교 >

주간반이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1박2일도 가능하는데....직장반은 그리 쉽지 않다. 그래도 졸업여행을 떠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나는 더욱 그랬다.

모두 참석했으면 좋았을텐데.....아쉬움이 컸다. 우리 교회 35인승 버스로 벌교를 향해 출발했다. 내가 직접 운전하면 괜찮은데....나는 꽤 멀미가 심한 사람이다.

 

남녀 합반이라.....뭐 좀 그럴것 같은데.....훨씬 신나고 즐겁고 재미있었다. 남자는 여자들과 함께 있으면 훨씬 남자다워진다. 그렇다. 맞다. 항상 레이디퍼스트가 몸에 배인 멋진 남자제자반들 덕분에 여행 내내 편안했다.

 

구불구불 벌교를 향해 내달리는 버스는 히터바람이 아닌 차가운 바람만 차안에 가득했다.

"김기사~~~에어컨이 아니라 히터를 트시오."

"아직 열을 받지 않아서 그러니 조그만 참으시와요."

한참을 지나도 버스가 열을 받아도 따순 바람은 없고 찬바람만 씽씽 차안을 채운다.

 

"김기사~아직도 버스가 열을 받지 않았오?"

"........"

 

아무래도 버스가 이상타. 그래서 벌교 어디매쯤 정비소에 들려 정비사님께 우리의 처지를 설명해드렸더니.......간단히 조치를 해서 찬바람을 뜨건 바람으로 바꿔주셨다.

버스는 차 어디쯤의 장치를 눌러야 에어컨이 히터로 넘어가나보다. 소형차만 다들 운전해봤지....역시 아는게 힘이다. 여행내내 추위에 큰일날뻔 했다.

.....

 

"김기사~ 차 안이 너무 뜨겁소. 에어컨을 좀 켜시오."

차를 고친후 금방 차안이 히터바람으로 뜨끈뜨끈했다.

우리는 따뜻한 남쪽나라를 향해 달렸다.

 

<꼬막 전>

 

벌교 거시지식당에 도착하여 꼬막정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런 음식은 처음 먹어봤다.

꼬막 구이와 꼬막 삶은 것을 남자분들이 죄다 까줘서 손하나 까딱 안하고 맛있게 먹었다.

꼬막이 알알이 찬 꼬막전이 참 맛있었다.  전을 먹고 나니 꼬막회무침을 주신다.

큰 사발에 밥 한공기를 넣고 초무침과 김가루와 참기름을 넣어서 쓱쓱 비벼 먹으니....

참말로 잘도 넘어간다.

 

이런 맛에 여기까지 와서 점심을 먹나보다.

이 집 꽤나 유명한 것 같은데...

그래서 인지

좀 불친절했다.

 

                                                          참고로...거시기가 표준말이라는 것...알고 계세요.

거시기    1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  

            2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 쓰는 군소리.

 

 

<꼬막 회무침>

 

 

 


 

 보성/녹차밭 >

벌교에서 점심을 먹고 좀 쉬었다가 우리는 제2의 목적지인 보성으로 달렸다. 이 여행은 버스투어 내지는 먹자여행으로 해도 과언이 아닐것 이다. 워낙 시간이 촉박하므로 어디 들려서 뭘 먹고 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버스는 달려서 보성으로 가는데...버스 안이 조용하다. 이 황금같은 시간을 그냥 보낼 순 없지 않는가. 그래서 우리는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용감하게 내가 스타트를 해서 내리 2곡을 불렀다. 상황에 따라 곡명 선택이 중요한데....버스 안에서 부르기에는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 곡명이였다. 그래도 나름 연습해 갔던 노래<추가열/행복해요.........이승철/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김기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불렀다.

 

이제 좀 버스안이 화기애애해진다. 목사님의 18번인 흙에 살리라, 고래사냥, 소양강처녀를  오픈닝 노래로 듣고...우리는 함께 합창을 했다. 사실 우리세대는 노래방의 가사없이는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 핸드폰이 나온 후 가까운 지인의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한 것처럼 그저 기계에 의지하며 살았는데...목사님은 가사도 없이 정확하게 부르셔서 제자들의 부러움과 극찬의 박수를 받을수 밖에 없었다.

 

<녹차밭 입구>

 

바람이 세차게 불기에 우리는 사진만 찍으면 죄다 다닥다닥 붙게 된다.

비와 눈이 오지 않아 얼마나 감사한지...

작년 졸업여행때는 눈이 와서 엄청 고생했다고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추운 1월이 아니라 덜 추운 12월에 간 것이다.

 

모이면 즐거운 사도반들...

 

환하게 웃는 목사님...

 

다정한 필리핀 선교사님(?)과 함께

 

집에 두고온 아이들이 이날만큼은 전혀 걱정되지 않는....아무리 봐도 아기엄마 같지 않는 집사님들...

 

사진찍을때마다 왜그렇게 웃긴지....

거센 바람을 뒤로한채 사진 찍다보니 그 다음 코스로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보성 녹차밭은 저녁에 와야 멋진 트리를 볼 수 있는데...그것이 좀 아쉽다.

 

"가방에 뭐가 그렇게 들어있어?"

혼자만 배냥을 메고 갔는데...가방 안이 궁금하셨는지 목사님이 어쭤보신다.

ㅋㅋㅋ

 

여행이 아닌가...여행가방엔 기본적인 것이 들어있다.

내 배낭 속에는... 

 에세이 책 1권,  카메라, 카메라 충전기, 손수건, 물병, 화장지, 지갑, 장갑, 메모장, 펜, 간식거리........ㅋㅋ

 

 


 

 장흥/토요시장 >

한우로 유명한 장흥 토요시장에 왔다. 지금은 드라마 <대물>촬영지로 더욱 유명하다. 출출한 오후시간 밀려드는 인파속을 뚫고 우리 제자반들은 시장을 거닐었다.

 

 

 

보기에도 푸짐하고 싱싱한 야채들이 어서 뽑혀 식단에 간택되길 간절히 바라는 모습들이다. 시골의 후한 인심은 시장에서는 볼 수 있다.

토요시장 특별무대에서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트롯이 구성지게 퍼지고

얼마 뒤에는 품바타령이 있을듯 한쪽 분장실에서는 대기자들이 보인다.

난로를 중심으로 둥글게 모인 어르신들이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이런곳 찾아가는 타입이 아닌데...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1회부터 우연찮게 지금까지 <대물>드라마를 온가족이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이또한 재미 중에 재미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곰탕집 주방 내부다.

 

하도야 아버지(임현식)가 구성진 목소리로 짜잔~하고 나타날 것만 같다.

 

 

 

인증샷을 찍고

목사님은 어디 가셨을까......

피곤하여 분명 의자에 앉아 계실것 같은데....

 

 

표정들이 참 다양하다.

장총무는....목사님이 사주신 뻥튀기를 어깨에 매고 표정도 즐겁게 걸어가고

나는 무슨 이유로 저렇게 시원하게 웃고 있을까...

귀여운 동생들도 모두 행복해한다.

 

 

쌀쌀한 날씨..피곤하셨던지 의자에 앉아계신다.

숨은인물찾기

목사님

 

 

장흥 토요시장도 구경 잘하고 출출하여 찹쌀 국화빵이 구워지기를 포장마차 앞에서 기다리며 또 찍고~~

 

완성 전

 

완성 후

 

우리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국화빵을 세 봉지에 나눠 담아

장흥 토요시장을 서서히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