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볶는 시간
<가족사진(?)>
50대, 40대, 30대 자매들의 가족사진같다.
참 편안한 모습으로 사진을 잘 찍었다.
역시 나는 이쪽 방면에 소질이 있나보다? 푸하하하
사진도 찍다보니 요령이 생긴다.
지난주 토요일,
만나면 즐겁고 행복한 사도반 제자들이 아주 모처럼 만났다.
3년간의 훈련을 마치고 며칠 후면 졸업을 하게 되는데, 오후에 졸업작품 연습으로
우리 야간반은 아침 9시 반에 교회에서 만났다. 사실 오늘은
담양 죽녹원에 가서 대나무 소리를 듣고 은은한 향을 맡으며
담양의 대표 먹거리인 대통밥을 먹고 싶었다.
적어도 소낙비처럼 눈이 내리기 전까지는...그랬다.
<함박눈을 맞으면서/교회 주차장>
집에서 교회로 출발할때는 눈이 오지 않았는데, 약 20 여분 후 쯤에 함박눈이 소낙비처럼 정신없이 내렸다.
겉잡을 수 없이 눈이 내리니 내리지도 못하고, 운전석에 앉아있는데,
동생 둘이 차례대로 오길래 차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차 안에서 우리 셋은 아직 오지 않는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즐기자, 지금~~
우린, 차 안에 있다가 재빨리 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이 추위에, 뭣이 재미있다고, 저리들 난리브루스를 칠까?라고 생각하겠지만
흐름에 몸을 맡겨 놓으면 진짜 즐거워진다.
몇달 지나지 않아 이런 추운 날을 그리워할텐데...
지금 그냥 즐기는 것이다.
사도반 11명 중에서 6명이 만나
우린 죽녹원 대신
교회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커피 볶는 집> 카페로 이른 아침 등산복 차림(?)으로 들어갔다.
카페 안은 참 아늑했다. 잔잔히 흐르는 음악도 좋았고
모처럼 여유를 갖게 된 이 시간도 참 좋았다.
다들 앉아서 얘기 나누는데, 나는 카페 안을 샅샅이 구경하며
이렇게 실내장식과 예쁜 그림을 찍고 있었다.
연애할때는 이런 카페 자주 다녔는데...
이런 조용하고 아늑한 곳에 앉아있으면 없는 얘기도 만들어서 할 것 같다. ㅋㅋ
우린 고구마라떼와 쿠키가 나오기 전에
그리고 손님들이 오기 전에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말이다.
아주 카페를 전세 낸 기분이다.
알바생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창밖엔 여전히 눈발이 흩날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얘기에도 까르르 ~~~웃는다.
예쁜 모자를 쓰고 온 동생이 참 멋스런 포즈를 잡는다.
오늘의 사진에서 가장 연예인처럼 나온 사진이다.
이에 질세라 뭔가 후덕한 모습의 찍새도 한 장 남겨본다.
뭘해도 천진난만 귀여운 막내 기질이 물씬 풍기는 동생...
드디어 우리가 기다리던
커피 & 고구마라떼 & 쿠기
9시 30분에 만나 12시까지 있었으니 긴 시간
우리는 카페가 들썩들썩할만큼 재미있게 얘기를 나눴다.
알바생이 빵에 치즈를 발라 구워서 준다.
이건 서비스란다.
이 그림....미술 전시라도 하는 것처럼
카페가 참 분위기 있다.
인터넷 사용하라고 이런 모습으로
<다른 카페도 다들 이런 모습일까?>
나는 신기하고 예뻐서
찍어본다.
결정적으로 화장실 가는 통로가 참 그럴싸하다.
이 그림을 따라 걸어가면 화장실이 나온다.
화장실도 해바라기 그림으로 참 산뜻하고 이쁘다.
2시간이 넘게 커피 볶는 집에 앉아 우리 6명은 열심히 얘기를 지지고 볶았다.
향기로운 커피향과 달콤한 고구마향과 감미로운 음악이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였다.
오후 3시에 있을 졸업작품 연습을 위해 우리는 <자미원>이라는 음식점에 가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를 잘 가르쳐주신 목사님을 모시고
함께 식사를 했다.
이곳은 통유리로 되어서 비나 눈이 오면 훨씬 운치가 좋다.
주인장이 참 바지런한 분인가 보다.
창가에 식물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데, 봄꽃처럼 건강하게 활짝 피었다.
그
이건 미나리 자르고 순이 자란 것 같은데...
반찬이 열가지도 넘게 나오는 돌솥밥을 시켰다.
반찬 하나하나 모두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커피 볶는 집에서 쿠키랑 빵이랑 먹고
바로 12시에 돌솥밥을 먹었으니...
배가 엄청 부르고
기분은 좋고
방바닥은 따끈하고
잠이 솔솔 왔다.
목사님이 사주신 딸기는 맛이 제대로 들었다.
시원한 과일 배를 먹고, 매실차로 입안을 개운하게 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3시에 나오니,
저 쌓인 함박눈이 언제 내렸냐는 듯이
도로가 말끔하다.
우린 날씨에 속은 거다.
그러나...
이 모습대로 나름 재미가 쏠쏠한 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