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 꽃샘추위 뚫고 가다
<여수 오동도>
새해 달력을 받게 되면 우리가족은 제일 먼저 1년 여행계획을 세운다.
주 5일 근무제 회사도 아니고 또한 주일이면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주일이 아닌 빨간날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워놓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가족이 함께 여행가기도 힘들 것 같아 우린 다른 계획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계획한 여수 오동도로 여행 가기로 결정을 했다.
출발하려고 하는데, 비가 조금씩 떨어진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좋았다. 여행이 아니던가.
3월 첫날이라 지난 2월 한달도 우리가정을 잘 보살펴 주신 분께
감사드리고자 새벽기도를 다녀왔고, 가정예배를 드린 후에
아침밥을 챙겨먹고 간단히 준비해서 여수로 출발했다.
여수 오동도는 초행길이라 네비에서 알려준대로 착실하게 잘 따라갔다.
순천을 지나 여수에 도착하니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오동도는
여수시 동남단에 조성된 신항(新港)에서 약 1㎞ 떨어져 있다. 1935년에 준공된 연장
1,213m(동쪽 445m, 서쪽 768m)의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되었다. 멀리서 볼 때 마치 오동잎처럼 보이고,
오동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하여 오동도라 했다고 한다.
또한 신이대나무(시누대라고도 함)가 섬 전체에 자생하여 죽도라고도 부른다.
1968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되었다.
-다음 백과사전-
사실, 꽃샘추위라 날씨가 조금 쌀쌀했다.
광주에서 출발할때는 비까지 내려 많이 춥겠다, 싶었는데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날씨는 맑게 갰다.
우리의 여행을 축하라도 하듯이...
오동도를 뒤로 한채 먼저 해돋이 전망지를 오르는데 계단이 좀 많았다.
오를만한 계단인데, 우리집 두 남자들....벌써 힘들다 한다.
특히 울황제....ㅋㅋ
아쉽게 전망지를 눈앞에 두고 우린 저 숲이 우거진 오동도를 걸어 가기로 했다.
걷기에 딱 좋은 거리인데, 다들 동백열차를 타고 가려고 정거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우린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기분 좋게 걸었다.
내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공사하는라 분주하다.
여긴 호텔이 올라가고 있었다.
오동도를 향해 걷는데, 보트를 타라고 아저씨가 호객행위를 한다.
저 보트는 배를 타보지 않는 사람들이나 재미삼아 타는 것일 것이다.
우린...배라면 신물나도록 타봤다. 배멀미 원없이 해봤다.
울황제의 고향이 <가거도>이다.
목포에서 흑산도를 거쳐 가거도까지 배로 4시간을 가봤는가.......
얼마나 힘들면 배타고 가는 사이에 체중이 5 킬로그램 빠진다.<사실임.>
<다이어트 하고 싶으면 배타고 가거도를 가라~~ㅋㅋ>
그러나 전적으로 배멀미가 심한 나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ㅎㅎ
용굴과 등대가 있는 오동도 숲길을 차근차근 밝고 걸었다.
부모님 모시고 가족단위로 오기도 하고,
그런겨~ 어쩐겨~하며 사투리 팍팍 쓰며 걷고 있는 충청도 두쌍의 부부,
대학생인듯 보이는 남자 청년 둘이 배낭메고 카메라 메고 오동도에 심취해 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온 것 같다.
내년 여수 세계 박람회로 인해 다들 관심을 많이 갖는듯 싶다.
방파제 삼발이도 때론 운치가 있다.
동백꽃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오동도 숲길을 걷다보니 참 시원하다.
좀 시원하다 싶으면 바로 밖으로 나가 나무로 만든 인도를 걸으면 된다.
여긴 나이 드신 분들한테 좋은 코스이다.
싸목싸목 걷기에 좋고, 힘들지 않은 산책코스이다.
사실, 나는 이런 길보다는 높은 산을 땀 뻘뻘 흘리면서 걷고 싶었다.
요즘 운동을 통 못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 ㅋㅋ
군밤장수 털모자에 야전잠바 모자까지 이중모자를 쓰고 있는 울아들~~~
"엄마, 추워~"
"늙은 엄마 아빠도 멀쩡한데...젊은 녀석이 춥다고 하냐..."
나는 등에 땀까지 났다. 이마에도 땀이 흘렸다.
아들이 춥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더웠다.
<내가 옷을 좀 따뜻하게 빵빵하게 입었군. ㅋㅋ>
망중한을 즐기는 청년들~
그틈에 낚시하는 남자들~
빠르게 보트도 달리고...
"엄마, 청솔모다~"
어쩜 나무가지 색깔과 흡사한 청솔모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녀석은 신나게 손을 비비고 있다.
여행은 바쁜 삶속에서 잠시 빠져 나와 나를 객관적으로 뒤돌아보는 시간이다.
약속도 없이 길을 걷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는
그런 느낌을 여행은 맛보게 해준다.
여행은 여유를 찾으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