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봄날, 사랑 담은 손 편지를 띄우세요

순수산 2011. 4. 8. 09:35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간 아들이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났다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담임선생님 칭찬하기에 바쁘다.

"엄마, 우리 담임선생님 정말 좋아. 진짜 멋있어 꼭 철학자 같아."

철학자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아들은 얘기하는 것일까? 아들은 학교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오늘은 우리 담임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해줘서 마음에 깊이 새겼다며 일주일 내내 담임선생님 얘기를 하며 행복해 한다.

“엄마, 수업 들어온 과목선생님들이 우리 담임선생님한테 선생님 자녀들을 맡기고 싶을 정도로 좋대. 그리고 같은 선생님이지만 존경한대.”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났고 아들이 선생님을 좋아하니 부모로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학부모 총회때 담임선생님을 만났는데, 선생님 눈빛에서 정말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적으로 줄 세우는 교육이 아니라 참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귀한 1년이 될 것 같아 감사했으며 깊은 신뢰가 생겼다. 

어느 부모인들 자식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아들을 위해 3년 동안 기도로 섬겨준다는 남편이 다니는 회사 사모님의 얼굴이 가슴 뜨겁게 떠올랐다.

 


신실한 믿음의 가정을 이루신 사모님은 학기 초가 되면 우리아들에게 적지않는 장학금을 봉투에 담고 “사랑하는 우리 아들 윤수야~”하며 사모님의 손 글씨로 아들에게 편지를 써주신다. “인생에 있어서 고등학교 3년은 참 소중한 시간이며, 지금 너의 노력이 10년 후의 명함이 되니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고 열심히 해라, 아빠처럼 멋지고 훌륭하신 분은 없다.  우리회사에 꼭 필요한 분이다”라며 아빠의 위상까지 말씀해시는 참 지혜로운 사모님이시다.

 


늘 배려하고 챙겨주심에 고마워서 감사의 표현으로 핸드폰 문자도 보내드리고, 간단한 답례도 했지만 따뜻한 봄날이 되니 아지랑이처럼 사랑이 피어올라 손가락이 근질근질했다. 나는  반듯한 컴퓨터 글씨가 아닌 온정이 담겨 있는 손 글씨로 편지를 쓰고 싶었다. 3년 동안 윤수를 위해 매일 기도해주신다는 사모님의 기도로 2학년 담임선생님도 참 좋은 분을 만났으며, 항상 감사하다는 내용과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신간 책 제목이 지금의 내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것 같아 편지와 함께 동봉했다. 작은 마음을 띄우는 것이지만 편지를 쓰고 책을 포장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된 것 같았다.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처럼 행복한 발걸음으로 우체국으로 향했다. 다음날 소포를 받으신 사모님이 시인같은 답장을 문자로 보내주셨다.

 

 

 따스한 봄햇살처럼 아름다운 사람에게서 너무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네요.

먼 여행길에 오아시스같은 마음을 보내준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내 삶에 선물같은 윤수네가 있으므로 행복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