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목단
비갠 뒤 햇살을 머금은 오늘, 며칠 전부터 무지 궁금했던 핑크빛 목단꽃을 다시 보러갔다.
이 녀석이 어떻게 필까? 지난달 말일부터 무지 궁금했다.
마침 점심을 밖에서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이 녀석이 있는 곳으로 갔다.
햇살은 좋은데, 바람이 많이 분다.
바람이 거세게 부니, 이 녀석들 큰 몸이 한쪽으로 무섭게 쏠린다.
꽃잎이 이렇게 클 줄이야...벌써 어떤 목단은 삶이 버거운지 힘을 잃고 지고 있다.
이 꽃을 활짝 피우기 위해 이녀석들 무던히도 애썼을텐데...
3일 전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나는 우산을 쓰고 이녀석들을 보러 갔다.
혹시 이 비에 너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영롱한 이슬은 아니지만 비를 머금고 이렇게 건장하게 버티고 있었다.
어쩜 때깔이 이렇게 고울까. 천연색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하기 힘들다.
떨어지는 빗줄기에 바지 끝단을 적셔가며 한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한손으로는 디카를 들고...
ㅋㅋㅋ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햇살도, 바람도, 비도, 사랑과 관심도 많이 받았겠지.
그래야 기지개를 펴듯 활짝 눈부시게 꽃을 피우겠지.
<4월 30일에 찍은 목단>
나는 꼭 다문 이 녀석이 어떤 모습으로 필지 사뭇 궁금해 며칠을 두고 지켜봤다.
그래서 비 온 날도 찾아가서 위로해주고, 잘 클 수 있도록 어루만지고 왔다.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사람만이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벼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처럼...
살아있는 것들은 관심과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낌으로 안다.
그래서 그대가 아름다운 이유는....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