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옛길따라 천왕봉까지
산행 초입 첫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이때만 해도 얼굴이 다들 밝다. 나중에는 지쳐서 표정이 사라진다. ㅋㅋ>
작년가을, 사도 제자들과 무등산행을 다녀와서 정말로 좋아 내년에 다시 오자고 약속을 했다.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은 많이 못했지만, 우리는 약속을 지켜 무등산에 다녀왔다.
특별히 이 날은 45년만에 무등산 정상(군부대)개방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 동안 있었다.
혹시나 해서 아니 분명 정상 천왕봉(1187m)까지 올라갈 목표를 세우고
우리는 신분증을 필히 지참한 후 각자에게 주어진 간식을 준비한 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우리의 오반장님은 달리는 차를 준비하셔서 동생들을 안전하게 태워주셔서 감사했다.
우리는 아침 8시 30분에 만나서 9시정도에 출발했다. 무등산 원효사에는 10시에 도착했다.
행사가 있는만큼 원효사 입구 올라가는 길목에 차들이 정차되어 소통이 되지 않고 있었다.
주차장까지는 가기 힘들다는 생각으로 도로가에 주차를 한후 싸목싸목 걸어갔다.
자, 우리의 무등산행 출발~~~
오늘 정상까지 가는 코스는 별도로 있었다. (원효사-늦재-얼음바위-장불재-입석대-서석대-정상)
그러나 이 코스를 선택하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 우리는 좀더 빠른 코스를 선택하여 좀 가파른 옛길로 선택했다.
원효사-무등산 옛길(10시 출발)-서석대(12시 30분 도착)-천왕봉(?)
날씨는 정말로 산행하기에 딱 좋았다. 좀 덥기는 했지만 땀을 흘려야 제맛이 아니던가.
바람막이 옷을 입고 갔는데, 온 몸은 땀으로 흥건했다. 팔뚝에서 땀이 흘러 손가락으로 흐르는 이 느낌
이마부터 땀은 비오듯이 흘렸으나 기분은 완전 굿이였다.
열심히 올라 첫 쉼터에서 서로 싸온 간식(떡, 과일, 차..)을 나눠 먹으며 아주 여유있게 얘기를 나눴다.
몇시까지 꼭 올라가야 된다는 목표가 없었으니 정말로 느긋한 산행이였다. 그동안 만남이 없어서 허기졌는데,
우리는 끊임없이 얘기를 나누고 들으며 행복했다. 그래서인지 다들 얼굴이 아이처럼 해맑다.
자, 간식을 먹었으니 다시 출발~
네명이 출발했으나 반장님과 쫑은 뒷줄에서 좀 천천히 걸어오고, 유칼린과 나는 좀더 앞장서서 걸었다.
원효계곡 시원지에서 시원한 물을 만났다. 어떤 분은 벌써 이 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확 풀린다.
흐르는 물소리가 정말로 맑고 청아해 함께 느끼고 싶어서 동영상으로 담아봤다.
허나, 물소리만 듣고 화면은 외면하시길...<빠른 촬영으로 좀 어지럽다. ㅎㅎ>
어딜가나 반갑게 나를 맞아준 야생화...아주 작은 꽃이라 이 녀석들을 보기 위해서는 허리도 굽혀야 하고 다리도 접어야 했다.
오늘은 행사로 인해 많은 인파가 몰려 여유를 부리며 오를수가 없었다. 앞사람 뒷사람에 떠밀려서 함께 올라가야만 될 상황이였다.
쉼없이 정상을 향해 발맞춰 올라가야 되는데, 사실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기가 뒷사람한테 미안할 정도였다.
이 녀석들 찍고 있으면 일행에서 이탈해버려 제자리로 가려면 벅찼다.
비좁은 옛길을 따라 올라가는데.......정말로 오르는 내내 앞사람의 엉덩이만 바라보고 가는 꼴이 되었다.
웃지 못할 상황이다. 간혹 아저씨들한테는 오전부터 이상 야릇한 술냄새도 풍겼다.
참 이쁜 녀석이다. 보시라. 꽃속에 꽃이 피었다. 덜 핀 녀석들도 어찌나 이쁜지...
오잉~ 이것은 신부 부케에 써도 손색이 없을만큼 좋다.
내 너의 이름을 몰라 부를수는 없지만...암튼 처음 보는 녀석인데 참으로 근사하다.
자, 또 출발하자~
땀을 얼마나 흘렸던지, 약간 탈진상태가 왔다. 중간 쉼터에서 바람막이 옷을 벗고 땀에 젖은 반팔을 자연바람에 말려서 다시 입었다.
산행이 좋은 이유가 많지만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함께 한 사람과 많은 대화를 통해 더욱 친해진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자연 속에서
서석대를 0.5km 남겨놓고 우리는 마지막 힘을 냈다. 예전에 이 코스로 갔기에 그렇게 힘들진 않았는데,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 사람에 치여서 지친 꼴이 되었다.
그래도 산에 오르면서 나는 곁눈질을 여러번 했다.
혹시나 놓치고 가는 야생화는 없는지...
현호색인가? 워낙 야생화가 구별하기 힘들어서...
운동신경이 뛰어난 유칼린이 항상 앞장 서서 이렇게 사진포즈를 잡고 사진기사를 기다리고 있다.
땀과 범벅이 되어서 아주 지쳐있는 얼굴이다.
캬~ 우리의 영원한 오반장님...
체력이 젊은사람 저리 가라 할정도로 대단하다.
무슨 일이든지 늘 먼저 앞장서시는 몸으로 실천하는 반장님.
산행 다녀온 후 저녁에는 다음날 교회 고등부 김밥 100인분을 준비하신다고 하기에
우리가 함께 도와드린다고 해도, 뭐 그까짓것 그냥 혼자 해도 된다고 집에 가서 푹 쉬라고 하시는 멋진 반장님...
산행 출발할때만 해도 우리는 산을 다녀온 후 목욕도 함께 가면 좋겠다,
반장님 김밥도 함께 도와드리면 좋겠다,
계획이 참 많았는데...
ㅋㅋㅋ
6시 30분 쯤에 동네에 도착했을때는 다들 넉다운 상태였다.
ㅎㅎㅎ
우리의 쫑~
쫑이 한마디 하면 얼마나 친근하고 걸쭉한지...
함께 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끈끈하게 묶어버리는 멘트가 우리를 즐겁게했다.
드디어 옛길을 따라 서석대에 도착했다.
아이구~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