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기암절벽 그 너머에
가족과 함께 [월출산] 구름다리와 천황봉까지 다녀왔다.
새벽기도를 다녀온 후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여 9시 40분에 영암 월출산에 도착했다.
당일 코스는 경포대주차장-경포대계곡삼거리-바람재삼거리-구름다리-천황봉-경포대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소요시간 4 시간 정도 걸렸다.
다른코스는 예전에 가보았기에 이번에는 계곡이 있는 코스를 선택했다. 여름철 많이 이용하는 산행구간으로 물이 부족한 월출산 내에서
그나마 가장 물이 많이 흐르는 경포대계곡을 따라서 천황봉 까지 무난하게 오르는 구간이라 했다.
"아들, 오늘의 코스는 구름다리를 다녀온 후에 천황봉에 갈꺼야. 알았지."
우리가 산에 오를때는 우리가족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관리공원 직원 두명이 우리 뒤로 따라 오길래
"안녕하세요~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
관리 직원들은 이런 사진 많이 찍어봤을 것이다. 한 직원이 우리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때
다른 직원은 자기 카메라로 우리를 순식간에 찍어버린다. 오늘의 업무 일지에 첨부할 사진인지도 모르겠다.
출발할때만 해도 인물들이 봐줄만 하는데, 천황봉을 다녀온 후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ㅋㅋ
우리가 오늘 가야 할 일정을 다시금 검토한 후 비장한 마음을 가다듬었다.
월출산은 돌산(악산)이라 사실 걷는데 무척이나 힘들고 지친다.
그리고 수많은 마의 철계단을 걸을때 절로 한숨이 푹푹 나온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할까?>
구간의 키로 수는 얼마되지 않지만 오르는 길이 무척이나 힘들기에 사실 지리산 갈때보다 더 힘들었다.
향이 참 좋았다. 야생화는 거의 없었지만 계곡을 따라 걷기에 숲이 우거져 그나마 시원하게 걸을수 있었다.
계곡에 물은 봐줄만 하지 않았다. 거의 메말라 있었다. 그래도 간간히 쫄쫄쫄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해줬다.
30분 쯤 걸었을까. 약수처가 우리의 목마름을 달래준다.
"아들, 시원하게 물 마시렴~"
6월 15일 연합고사를 앞두고 도서관에서 공부해도 부족할 판에 우린 아들을 데리고 월출산에 온 것이다.
어렸을때부터 산행을 잘 따라다녔기에 함께 가자고 하면 흥쾌히 나선 아들에게 고맙다.
온가족이 모두 쉴 수 있는 황금같은 휴일을 어찌 그냥 보낼수가 있겠는가.
이 산행으로 인해 하나님의 작품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맘껏 느끼고 호흡하고 감사하며 행복하길 바란다.
우리의 코를 빚으신 하나님이 우리가 향기로운 향기를 맡기를 원하실 것이며
우리의 눈을 빚으신 하나님이 우리가 아름다운 것을 보고 행복해하길 원할 것이며
우리의 귀를 빚으신 하나님이 아름다운 새소리, 바람소리, 웃는 소리를 듣게 하시고
우리의 입을 빚으신 하나님이 향기로운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을 하기를 원하실 것이다.
찌르르르 쏙~ 새소리가 들리자 우리집의 두남자 멋진 새소리를 내면서 화답을 해준다.
그랬더니, 정말로 새들이 그 화답의 소리에 맞장구 치듯 다시 찌르르르 쏙~ 노래를 한다.
내 귀가 즐거웠다.
바람소리도 좋고, 향기도 좋고, 우리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도 좋았다.
어라, 이녀석은 누굴까? 신기하다.
열매처럼 보인 동그란 녀석 옆에는 꽃받침처럼 보인다.
나는 뒤따라 가면서 꽃처럼 생긴 것은 죄다 찍어봤다.
오르막길을 쉼없이 오르니 땀은 벌써 등줄기를 따고 쪼르륵 흐르고 있다.
한여름에는 김밥보다는 집에서 직접 싼 주먹밥이 좋다고 하길래 밥에 참기름, 깨소금, 간장을 약간 넣고
잘라놓은 김에 미니김밥을 쌌다. 거기에 김치를 준비하고 잘게 자른 고추와 쌈장를 준비하고
참외, 사과, 물대용으로 먹을 오이, 삶은 감자, 초콜릿, 사탕, 물, 오렌지쥬스, 냉커피, 오징어채, 호두,아몬드...를 준비했다.
"각자 먹을 간식은 각자의 배낭에 담기!"
울황제의 어명에 따라 우린 각자의 배낭에 각자 먹을 분량대로 담았다.
벌써 바람재삼거리에 도착했다. 좌로 가면 천황봉이 나오고(0.4키로), 우로 가면 구름다리(1.3키로)가 나온다.
일단 어두컴컴한 숲길을 통과하고 나니 시야가 확 틔인다.
구름다리를 먼저 가기로 했으니 우린 천황봉을 눈앞에 두고 우측으로 걸었다. 다시 난코스가 시작되었다.
<바람재 삼거리>
천황봉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한걸음 한걸음씩 오르고 있다.
바로 눈앞에 천황봉이 보이지만 사실 정상까지는 돌아 돌아서 간다. 이 길도 만만치 않다.
자, 눈에 보이는 사방팔방 전경을 담아본다.
멋지다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 구름다리까지 갈 길이 멀다. 철계단을 빨리 내려가자.
구름다리여~ 조금만 기다려라. 곧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