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소록도, 거금대교의 풍경
거금대교에서 바라본 소록도 앞바다..
뒤에 보이는 섬이 소록도이다. 수산센터에서 잠시 하차한 후
[같은자리에서 방향만 틀어서]
교회 탁구,당구선교회에서 고흥으로 야유회를 다녀왔다.
아이들을 포함해서 40 여명 이상이 교회 버스에 탑승했다.
소록도도 처음이지만, 고흥이라는 곳도 처음 가보는 것이라 우리 부부는 함께 나섰다.
버스를 타고 출발하자, 나는 버스 앞자리로 가서 자리를 바꿔줄 것을 부탁했다.
내가 운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좀 오래 타면 멀미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버스는 그렇다.
앞길이 훤히 보이는 앞자리에 최근 잘 알게 된 언니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고흥은 어떤 곳인지
설레임을 품은채 한창 달리는데, 버스안은 조용했다. 내 옆자리의 언니도 잠을 자고 있었다.
요즘 우리교회 특별새벽기도 기간이라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다 새벽 5시에 일어났으니
버스 안에서는 다들 잠을 자고 있는듯 싶었다. 혼자 찬양하며 운전하시는 장로님이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
나는 발벗이 되어드리며, 혹시 졸음운전 할까봐 가방에 담아온 홍삼캔디를 드렸다.
2시간의 거리를 장로님은 참 즐겁게도 운전하셨다. 얼마나 유머러스한지..
"장로님 고흥에 도착하려면 얼마나 남았어요?"
나또한 가는 길이 너무 지루해 여쭤보았더니..
"네~ 집사님 600원 남았습니다."
"...."
ㅎㅎㅎ
버스는 점심때 먹을 회를 뜨기 위해 회 수산센터에 들려서 잠시 하차했다.
우리는 건어물도 구경하고 팔딱거리는 회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회를 떠서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각자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꺼내고 막 회센타에서 떠온 회를 먹으며
참으로 여유롭게 맛나게 먹었다. 그보다 이런 공기좋은 야외에서 교제를 하니 훨씬 더 재미있다. 탁트인 자연이 좋긴 좋다.
저쪽에서 마지막까지 젓가락을 놓치 않는 울황제가 보인다.
"자기야~ 오늘이 자기 생일 같아~"
"응.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생각해. ㅎㅎ"
하기야 울황제 생일날만 울황제가 제일 좋아하는 회를 먹으니
부담없이 푸짐하게 회를 먹는 날이였으니 울황제 생일 맞다. ㅎㅎ
회를 배부르게 먹고, 문어를 막 삶아서 먹고, 낙지도 막 잘라서 먹고......
나는 먹는 것보다는 그 분위기가 더 좋았다. 점심식사를 하고 좀 쉬다가 우리는 [거금 대교]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장로님은 다리 입구쪽에서 우리를 전부 내려 놓고 다리 밑으로 걸어가라고 하며, 차는 다리끝 소록도 주차장에서 기다린다고 했다.
거금대교:
2011년 12월 개통된 다리이다. 10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현재 다리 위는 차가 다니고 다리 아래는 사람과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2,028m의 꽤 긴 다리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든 2층 대교이다.
우리는 점심 먹는 것 전부 소화시킬만큼 꽤 먼거리를 걸었다. 40여분 정도 걸었을 것이다. 걷는 것에는 자신이 있기에...나는 힘들지 않았는데,
다들 힘든 기색이 보였다. 하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늘진 다리밑을 걷는다는 것이 생소했는지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우리가 2 천미터가 넘는 저 다리를 걸어서 바다를 건넜다. 예전에는 배로 이동했을텐데...
함께 한 우리셀가족
저 한무리의 사람들이 전부 우리교회 사람들
거금대교에서 바라본 바다 위에 떠 있는 섬
거금대교에서 바라본 바다 위에 떠 있는 또다른 섬
거금대교를 지나 전부 소록도 주차장에 모여 시원한 수박 3통을 먹고 우리는 바로 소록도를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미 사람들은 대교를 걸어서인지 지친 내색이 역력했다. 차는 안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가려면 걸어서 가야하는데,
"소록도에 들어갈까요?"
총무가 물어보니
"아니요~ 그냥 집으로 가시게요~"
이구동성으로 고고홈을 외쳤다.
나는 소록도에 꼭 들어가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언제 또 다시 올지 모르는데...
그래서 그 아쉬움 때문인지 나로 우주센터를 가보자고 했다.
아이들한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구불구불한 길을 차로 1시간 정도 더 달렸을까...
아무리 앞자리에 앉아도 이런 길은 정말로 멀미로 토할 것 같았다.
울황제는 뒷자리 어디쯤에 앉아 있을테고,
나는 잘 아는 남자집사님이랑 앉아 있었으니
이렇게 난감할 줄이야.
그러나 나는 아주 힘든 클라이막스 고비를 잘 이겨냈다.
꼭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것 같아
내 자리 옆자리로 와서 앉아달라고 휴게소에서 말했는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뒷자리에 앉아 있었던 울황제가 살짝 미워졌다.
내가 멀미증상으로 아프면 캐어를 해달라고 옆자리에 앉아달라고 했는데...말이다.
그래서 인지 우주센터 영상관을 구경할 때는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답답한 실내를 혼자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바닷가를 혼자 걸었다.
바닷바람을 많이 들이마셨다.
속시원하게~
서로 사진찍고 찍은 사진 구경하는 연인들이 아름답다
바닷가를 한참 거닐다가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더니 영상관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사서 나를 찾아 온 울황제...
"자~ 이것 마시면 좀 나아질거야."
조금은 미안했는지 시원한 바닷가를 함께 걷자고 한다.
나는 마지못해 미적미적 뒤따라갔다.
바닷가에서 무엇을 채취하는지 참 부지런한 여자들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다보니 내 마음도 어느새 풀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울황제가 옆자리에 앉아있으니 일단 마음이 든든해졌다.
울황제한테 에어컨바람이 너무 춥다고 얘기하면
"네~마님 에어컨을 꺼드리겠습니다."
ㅎㅎㅎ
적지않는 사람들이 이동했으니 음식 및 준비할 것들이 참 많았을텐데
일사천리로 잘 진행하신 총무님께 감사드리며,
왕복 6시간 정도 운전하신 장로님께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쉬는 날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