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힐링,나의 산얘기

[금성산성] 그 고마운 바람을 잊지 못할 것이다

순수산 2012. 8. 17. 11:05

 

 

 

 

장흥 억불산을 다녀온지 4일만에 그냥 보내기에는 아까운 공휴일을 맞이하여

8월 15일에 우리는 좋은분들과 담양 금성산성에 다녀왔다.

그러니까 우리부부는 올초 3월 1일 공휴일에 이 금성산성을 다녀왔기에

조금 식상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는데....

아니다. 자연은 하루만 지나도 다양한 변화를 준다. 이날 금성산성에 간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철마봉 .....

자연 에어컨 바람이 쌩쌩~ 불던 그 [추락주의] 나무 주변에 앉아

넷이 감사하게 넉넉하게 자유롭게 자연바람을 맞이했던 날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온천에 주차를 해놓고 온천 뒷길을 따라 산을 오르는데, 작은꽃이 우릴 반갑게 맞아준다.

굿모닝~

 

 

 

 

오늘의 코스는

[보국문-충용문-보국사터-서문-철마봉-노적봉-충용문-보국문]

담양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오페라하우스에서 맛나게 저녁을 먹고

이렇게 계획을 잡았다.

 

 

 

금성산성 초입에 도달한 보국문인데 우리는 이미 땀에 흠뻑 젖었다.

오늘 날씨는 비가 한차례 내린다고 했는데

산에 오르는 시간은 내내 더웠다.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아 오히려 감사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등산객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 했더니

이런 포즈를 잡으라고 얘기도 해주고

보국문을 배경으로 또 앉으라고 한다.

연달아 사진을 3컷을 찍어주셨다.

이렇게 친절한 등산객은 또 처음이다.

 

 

 

나만 빼고 모두들 잠자리떼들~ㅋㅋ

선글라스가 멋집니다요~

 

 

 

山(울황제)은 山에 있을 때가 참 좋은가보다.

울황제의 행복한 모습이 자주 보였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이모습

항상 이날처럼 행복하시길...

 

 

 

 

인증샷을 몇컷 찍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물줄기를 따라 서문으로 걸어갔다.

그리 멀지 않는 거리인데

습하고 더우니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행후 온천욕이 있으니 그 희망을 품고

한발 한발 걸어갔다.

 

 

 

 

"독버섯이다. 이렇게 독한 것은 외모의 아름다움으로 유혹을 한다니까..."

외면이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을 읽을 줄 아는 혜안을 주시길...

 

 

 

 

 

"오빤~ 일곡 스타일"

선글라스 선물 받고 기분이 업된 상태

 

 

[2012.08.15 사진]

 

비교해 봅시다 

 

[2012.03.01 사진]

 

불과 5개월 정도 지났을 뿐이데

산은 이렇게 변한다.

 

 

 

 

서문을 지나 철마봉을 지났다.

풀이 얼마나 많이 자랐던지 혼자만 걸을 수 있는 아주 작은길을 힘겹게 걸어서 산에 올라갔다.

주변에 풀이 많이 자라  풀을 자르고, 비에 손실된 등산길을 정비하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시야가 탁 틔인 것이 아니기에 산행은 좀 힘들었다.

그러나 이또한 즐기기로 했다.

12시가 되어 우리의 배꼽시계가 신호를 보낼때...

우리는 먼저 자연 에어컨 바람을 만나게 되었다.

 

 

추락주의 이름표를 달고 있는 큰나무 옆에 돗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전에 우리는 온 마음으로 온 몸으로

쌩~쌩~ 기분좋게 부는 바람을 일단 느끼기로 했다.

바람은 사람을 참 순수하게 만든다.

세상 욕심 모두 버리게 한다. 그 순간만큼은

바람은 정말로 고마운 존재다

 

 

얼마나 멋진 바람이였던지...

순간, 숭고해지면서 말이 사라지고 오직 무상과 무념의 상태가 되었다.

다들 바람과 독대를 하며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본다.

시골 평상에 앉아 여유롭게 보냈던 어린 추억을 되새기는 분도 계시고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이 주는 크나큰 선물에 다들 감사했다.

배는 꼬르륵 신호를 보내는데,

더 많이 바람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래도

밥은 먹자

준비한 김밥과 과일을 맛있게 먹고

아쉬움을 뒤로한채

그곳에서 만난 바람과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

 

 

 

 

 

한 곳을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진솔하게 나누는 모습~ 

 부부는 이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할 것이다. 

 

 

산바람~ 강바람~

 

산위에서 부는바람 서늘한바람
그바람은 좋은바람 고마운바람
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할때 이마에 흐른땀을 씻어준데요

산위에서 부는바람 시원한바람
그바람은 좋은바람 고마운바람
사공이 배를젓다 잠이들어도 스으스로 나뭇배를 밀어준데요

 

어릴적에 불렀던 동요가 입안에서 자꾸 맴돈다.

정말로 시원하고 고마운 바람이다.



 

 살면 살수록 부부는 오래된 친구같다. 곁에 있으면 참 편안하고 좋다  

 무엇을 하든 무엇을 먹든 항상 같이 하고 싶다. 왜? 좋으니까...


 

 

 

 

 

 

항상 그렇지만 산행을 하면 대화를 참 많이 한다.

그래서 부부동반으로 가면 서로 동성끼리 짝이 되어 우정이 더욱 더 진해진다.

山 과 함께 하면 마음이 순화된다

 

 

 

 

 

이곳이 이렇게 멋진 곳이다.

드라마 촬영까지 했으니..

 

 

고현정 주연의 [선덕여왕]을 촬영했던 곳

 

 

 

우리는 이 문을 통과하면서 긴장과 초초와 스트레스와 서로의 오해와 갈등을 남겨두고

평안과 사랑과 우정과 이해와 섬김과 배려와 활력을 챙겨왔다.

 

 

 

 

 

생각의 전환~

 

중요한 단어는 변하지 않는데, 그 옆에 붙은 조사를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내용은 180도 달라진다.

공부   잘한다.

공부   잘한다.

 

 

 

이 시간 이 후로 우리는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사진 찍으며 제일 뒤에 쳐저서 따라오는 나를 기다리는 분들...

이제 산행을 마치고

피로를 풀고자 온천으로 고고~

 

 

 

 

야외 수영장이 있는 온천이라 휴가철을 맞이하여 가족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왔다. 

3시간 동안 온천욕을 하며~참 행복했다.

함께 해서 더욱 행복했다.

 

긴 시간 목욕하는 여자들을 이해해주는 두 남자들한테 고마웠다.

 

온천에서 30여 분 차로 달려 우리는 
 

 

레스토 카페 오페라 하우스에서

무한리필 샐러드를 맛있게 먹고

누룽지 해물탕과 버섯덮밥을 먹고

오랜시간....동안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참 소중한 시간이였다.

서로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었던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이런 조용한 장소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어느정도 읽었기에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앞으로 살면서 이날은 두고두고 흐뭇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의미있고 즐거웠던 산행이였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