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매일,특별한 일상

눈 오는 날에 추억은 만들기 나름~

순수산 2012. 12. 6. 10:24

 

[눈오는 날의 풍경 : 나의 작품]

 

 

올초 눈이 엄청 내린 날, 택시와 접촉사고가 있던지라(트라우마)

오늘 출근길에는 차를 사무실 주차장까지 가지고 오지 않고 큰 길가에 세워 놓았다.

눈 좀 왔다고 도로는 완전 마비상태, 엉금엄금 거북이 걸음이다.

 

사무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남직원과 여직원이 눈을 치우고 있다.

나도 얼른 2층 사무실에 가방을 놓고 내려와 눈 치우는 삽으로 새하얀 눈을 밀어서 한쪽으로 몰아 넣는데...

괜히 장난을 치고 싶었다. 순간 어린아이같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눈 치우는 삽으로

우리 여직원 이름을 써서 바보라 크게 써놓고 주변을 깍아놓았더니 작품이 되었다.

이것 미술시간에 조각칼로 많이 해봤으리라

ㅎㅎㅎ

 

 

두 사람, 그동안 눈만 치우고 있었는데,

나의 장난기 발동으로 이런 글을 써놓으니 재미있다며 웃고

서로 스마트폰으로 찍으며 즐거워했다.

순간 일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

 

"언니, 바보라고 쓰지 말고 예쁜이라고 써주세요~"

"에이...그러면 재미 없어!"

"언니가 있어서 이렇게 웃게 만든거다."

"에이, 나를 이용해서 웃음을 만든거죠~"

"하하하"

 

이것 찍어서 사장님, 사모님한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했다.

보너스로  회사이름 넣어서 [대박]이라고 급조한 글을 눈 위에 써서

또 보내드렸다.

 

 

 

 

[당사자를 이름 옆에 앉아 있으라고 또 찍고~]

 

 

"[바보]는 바라볼수록 보석이라는 뜻이다."

성격좋은 여직원은 오늘 아침 바보라는 말에도 헤헤헤 웃는다.

 

완전이뻐

 

 

 

[열심히 눈을 치우는 남직원]

 

 

누가 밟지 않는 새하얀 눈은 흰도화지가 되어

무엇을 그려볼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자동차 앞유리에도 그림을 그려놓고, 우리는 또 웃었다.

 

 

눈이 오면 마냥 즐거운 나이가 아니다.

출퇴근길, 복잡한 도로상태도 심란하고

눈이 녹고 난 뒤의 지저분한 것까지 생각해야 하고

아파트 그늘진 곳은 며칠동안 빙판길이 되어 조심해야 되고

이래저래 신경쓸 것이 참 많다.

단순하게 살라고 했는데

어른은 단순하게 살수가 없다

 

 

 

 

오늘 아침,

밤새 내린 눈은 세상을 새하얗게 만들어놓았다.

그 어디에도 더러움은 없다.

조용하고 고요하다

 

모쪼록 올겨울 내리는 눈으로 인해

웃고 즐기는 기분좋은 일들만 생기길 바란다.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는 것 사절합니다!

미끌리어 앞차랑 뽀뽀하는 것도 절대 사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