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헬스클럽 친구와 산행
만나자마자 이별(?)이라~
동네 헬스클럽에서 운동한 지 몇년째 되어가는 나는
퇴근후 아들 저녁식사 챙기고 집안일 간단히 정리하고 운동하러 가기에
샤워까지 하면 고작 2시간 정도 클럽에서 보낸다.
각자 자기운동하기에 바쁜 현대인들이라
누굴 보더라도 얘기하기보다는 눈인사 정도만 하고 지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랑 나이도 비슷하게 보이고
열심히 운동하는 그녀가 눈에 보였다.
특히 프로그램 [태보]할때는 내 옆자리에서 하기에 더욱 눈길이 갔고 좀 친해졌다.
싱글싱글 웃는 모습이 예뻤다
(나는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관심의 눈길이 간다)
만족스런 운동을 끝낸 후
샤워를 하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는데
내가 무슨 말을 건넜을 것이다.
앞으로 서로 얘기하며 친구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오늘까지만 하고 한 8개월 정도 못나올 것 같아요~"
만나자마자 이별(?)이라더니~
남자들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여자들의 친화력
"뭐야~ 서운하게. 이제 얘기 좀 해볼까, 했는데, 오늘로 마지막이라고?"
"응. 00자격증을 따기 위해 퇴근후 학원에 다녀야 될 것 같아서 운동을 8개월 동안 연기했어~"
"서운해서 그냥 못보내주겠다. 차 한잔 사줄테니 같이 나가게~"
"좋아. 그럼 함께 차한잔 하게."
각자의 차로 운전해서 클럽에서 멀지 않는 곳 [오후]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저녁 9시 30분에 만나 11시까지 우리는 정말로 봇물 터지듯 많은 얘기를 쏟아냈다.
ㅎㅎㅎ
우린 카페에 앉자마자 서로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그녀가 먼저
" 나는 00세야. 몇살 이세요?"
"......"
"왜, 아무 말도 안해. 나랑 동갑이구나. 그렇지~"
"....."
"내가 두살 더 먹었어."
.
.
.
서로 나이가 같은 것 같아 반말 비슷하게 클럽에서 했는데,
나는 그녀보다 두살 위다.
그래서 인지 순간 서로 말투가 어색해졌다.
ㅎㅎㅎ
그러나 성격좋은 그녀는
나를 곧바로 언니~라고 부르며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운동을 하는 여성으로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헬스클럽에서는 이별이지만 우린 산 친구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일주일에 삼일 정도 헬스클럽에서 만나지 못할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까...
우리는 자주 산에 같이 가자고 계획했는데 말이 떨이지자마자
집에서 가까운 삼각산을 주말 오후에 올랐다.
힘든 산행은 아니지만
산행하는 왕복 2시간 30분 동안
우리는 또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헬스클럽 함께 다니면서 나누지 못한 많은 얘기를
이 시간에 모두 했으리라.
회사에서 건축 설계를 하는 그녀는 팀장
회사에서 건축 회계를 보는 나도 팀장
우린 닮은 점이 많았다.
그래서 대화가 통했다.
웃는 모습이 예쁜 그녀가
목표한 자격증 시험에 꼭 패스해서
기쁜 마음으로 헬스클럽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물론 우리는 산에서 더 자주 만날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산행을 할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