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매일,특별한 일상

남편의 꽃이 되고 싶어라

순수산 2013. 3. 27. 11:02

 

 

지난 주말.......남편과 함께 구례 산수유 마을을 다녀온 후 귀가 길에

집 근처 화원을 찾았다. 아니 남편이 일방적으로 화원에 주차를 시켰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지라,

남편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화원으로 들어갔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따라갔다.

 

남편의 얼굴에서 저런 큰 웃음을 본 적이 언제였던가?

숨겨 놓은 애인을 만난 것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식을 만난 것처럼

남편은 꽃 하나하나에 얼굴을 들이밀고

은밀한 대화를 나눈다.

 

"집에 꽃 화분도 많은데, 또 사려고....?

"꽃을 사지도 않으려면 사진도 찍지 마슈~"

우리가 화원에 가면 주로 나누는 대화이다.

 

"내 돈으로 살테니 걱정 붙들어 매슈~"

결국 남편은 현금 2만원을 주고 노란 왕수선화와

꽃이 조롱조롱 아기자기하게 피어있는 (이름 모름)

화분 두개를 들고 개선장군마냥 화원을 나섰다.

 

언제....내 얼굴 보고 저런 함박웃음을 날린 것이 있었던가?

남편을 웃게 만든 꽃이 살짝 얄미워졌다. ㅎㅎ

 

봄날....특히 봄날...

남편의 꽃이 되고 싶어라.

 

 

자기짱

 

 

 

 

 

[왕수선화]

 

 

 

 

 

이 화분을 샀는데...  [요것 이름이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