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사르르 대나무잎 스치는 죽녹원을 거닐다
[죽녹원에서 온가족이 함께]
이번 추석연휴 중에 1박2일 담양여행을 다녀왔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목포에 계신 시부모님 모시고
목포 큰아가씨네와 목포 세째 서방님네와 우리가족
이렇게 칠형제 중에 삼형제네 가족이 만나
즐겁고 행복한 화기애애한 명절을 보내는데, 이번에는
서울 둘째아가씨네까지 합류했다.
총 19명이 참석하기로 했기에 금성산성 주변에 다인실로 펜션을 예약했다.
우리는 집에서 30 여분 거리라 가까워서 좋았다.
서울에 살고 있는 형제들도 모두 참석하기로 했는데,
세째 아가씨네는 참석하지 못했다.
우리가 묵은 펜션 마당은 잔디로 잘 단장되어 있었다.
서울 둘째아가씨네는 늦은 밤에 버스 타고 오기로 했고
일단 우리 16명은 펜션에 짐을 풀고 오후 4시 정도에 죽녹원을 먼저 구경하기로 했다.
명절이라 모처럼 쉬고 싶다는 고모부가 펜션은 지키고 있겠다,고 했다.
ㅎㅎㅎ
한들한들 코스모스를 보니
가을은 가을이구나.
소파에 앉아 있는 우리 아이들....집에 있으면 다들 이렇다. 스마트폰질~~~
예쁜 사촌동생 소꿉놀이에 함께 참여해준 마음 좋은 오빠의 모습도 보이고
아버지께서는 큰아들에게 시골 가거도에 관한 얘기를 하시고
어머니는 어릴적 소꿉놀이한 기억을 되살려 손주들과 함께 찰흙으로 송편을 빚고 계신다.
형제들 중에서 그래도 자주 만나는 큰아가씨, 세째 동서와 나는 죽이 잘 맞는다.
어쩜 우리 셋은 썬그라스도 맞추고 나왔을까.
사진 찍는 것 엄청나게 싫어하는 아가씨는
경치가 좋은지 포즈 잡아보라고 하니 대나무 잡고 서있다.
연세보다 훨씬 젊게 사시는 부모님
얼마나 자식들한테 잘하시는지 모른다.
오십 넘은 큰아들은 모처럼 뵌 부모님 앞에서 재롱을 제일 많이 떤다.
나는 이런 모습도 참 좋다. 무게잡지 않고 먼저 웃음을 만들어주는 멋쟁이 큰아들이다.
큰오빠, 큰형님 덕분에 시부모님을 비롯하여 온가족 모두 까르르 데굴데굴 웃다가 넘어진다.
지금 남편의 오른손은 내 옆구리 어디쯤를 꼬집고 있을 것이다.
ㅎㅎㅎ
바람이 없어서 조금 더웠지만 사르르 대나무잎 스치는 소리가 시원하다.
죽녹원을 깨나 걸었나보다. 다리가 뻐근하다. 우리는 정자를 보자마자 서로 앉았다.
구김살 없이 곧게 뻗은 대나무처럼
우리 가족들도 구김살 없이 바르고 올곧게 잘 살기를 기대한다.
갑식님과 순자님도 장수하고
우리 시부모님도 장수하고
우리 형제들도 장수하고
우리 아이들도 장수하길
기도한다.
대나무처럼 휘어질망정 꺾이지는 말자.
뒤처져 걸어오는 동서도 한컷 찍어줬다.
1박2일 동안 그많은 설거지는 동서가 기쁨으로 다해줬다.
고맙다. 동서야~
이렇듯 양쪽에 든든하게 부모님이 계시기에
우리 형제들도 든든하게 자리를 잡고 부모님의 연결고리가 있기에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다.
새롭게 자라나는 우리 자식들도 앞으로 든든하게 세워지리라 본다.
우리 자식들 세대도 서로 의지하며 큰 힘이 될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