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천관산] 은물결 억새의 손길을 맞잡다
[장흥 천관산 정상 723m]
호남 5대 산에 속한 천관산, 요즘 억새로 장관을 이룬다.
울아들 아주 어렸을 때에 가본 후 실로 오랜만에 오른 산이다.
요즘 여기저기 가을산행으로 분주하다.
다시는 산행하지 않겠다고 혼자 다짐했는데,
눈물의 불갑산을 다녀온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산을 다녀왔으니
나, 산 중독인가!
천관산으로 향한 1시간 30분가량
차안에서 우리 부부는 많은 대화를 했다.
허심탄회하게 불갑산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를 하자,
"언제 울었어? 훌쩍훌쩍 감기로 인한 콧물 아니였어?"
이렇다.
남자들은 둔하다.
콕 찝어서 얘기하지 않으면 모른다.
에휴~
이번 산행코스는 제1코스로 올라가 제2코스로 내려왔다.
주차장 - 영월정 - 양근암 - 연대봉(정상)
헬기장-금수로-체육공원-장천재-주차장(왕복 3시간 소요)
주차장에는 관광버스가 10여 대가 도착해 있다.
전국에서 억새의 장관을 보러 온 것이다.
울긋불긋 등산객들의 등산복 패션이 훨씬 더 화려하다.
천관산은 가깝게 펼쳐지는 기암괴석이 있어서 여기저기 등산 중에 사진 찍을 곳이 많다.
혼자만 빨리 걷지 말라,고 이것은 부부가 산행하면서 결코 아름답지 않다,고 했더니
이번 산행에서는 무던히도 나를 기다려줬다.
세심하게 배려하려는 마음이 보인다.
산행을 다니다보면 부부 산행을 참 많이 본다.
그런 부부치고 부부 금술이 나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행 중에 많은 대화를 나누고
대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가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열리게 되어 있다.
은물결 억새가 참으로 은은하고 예쁘다.
일주일 후에 이곳에서 억새축제가 펼쳐진다.
억새 아가씨도 뽑고 각종 행사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주일 전에 다니러 온 것이다.
복잡하고 혼잡스러움을 벗어나고 싶어서이다.
산에 오르는 내내 남편은 스마트폰으로
나는 디카로 각자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 배경을 잡고자 멀리 떨어진 사이에서는 각자 소지한 폰과 디카로 찍어주니
편리하고 좋다.
남들은 긴팔 상의에 바람막이까지 꼼꼼하게 입은 상태에서 등산하니 약간은 덥게 느껴졌는데,
우리는 바람막이는 챙겼지만 이렇게 반팔을 입고 올랐다.
정말로 상쾌하고 시원해서 좋았다
시원하게 전해지는 바람결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좋았다.
바위에 통로가 생겼다.
이 근방 쯤에서 남편은 고향 누나를 만났다.
고향도 고향나름 신안군 가거도가 고향이니 얼마나 반가웠겠나.
대번에 그 누나가 남편을 알아보고 냠편 이름을 부른 것이다.
위험천만한 절벽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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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다 잡기 힘든 한폭의 파노라마 |
바다와 산과 농경지가 펼쳐진 아름다운 모습 |
바위 위에 올라서면 이렇게 한눈에 펼쳐진다 |
이 산에 오면서 차안에서 우리는 이런 대화를 나눴다.
우리처럼 산을 좋아하는 부부 한쌍만 우리차 뒷좌석에 함께 타고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훨씬 더 풍성한 대화를 하게 되고
훨씬 더 산행이 더 즐겁고
훨씬 더 사는 맛이 더 좋았을텐데...
한번 찾아보자, 했다.
산행을 함께 할 멋진 부부를 찾습니다.
억새로 유명한 무등산 장불재와는 또다른 멋을 보여준
장흥 천관산
허나 억새의 진정한 멋과 멋을 느끼고 싶다면 해질 무렵이 좋다.
[다음으로 이어짐]
2013.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