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순수산, 해외여행

[뉴질랜드 3] 밀포드사운드에서 크루즈 탑승 한편의 수묵화를 남기다

순수산 2014. 10. 22. 15:45

 

[와카티푸 호수  Lake Wakatipu 산책 중에 만난 황금도시]

 

 

10(금), 거울호수 및 호머터널, 피요드랜드 국립공원 밀포드사운드에서 크루즈 탑승

 

새벽 4시30분 기상, 5시 30분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후 우리는 피요드랜드 국립공원 안에 있는 밀포드사운드로 떠났다. 최대한 따뜻한 옷차림으로 준비했다. 가는 길에 거울호수를 만났다. 모든 것이 거울처럼 비춰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거울호수, 그러나 이날은 날이 맑지 못해서 생각처럼 투영되지는 않았다. 호머터널를 통과했다. 가이드 말로는 이 터널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이 망치와 정 하나만으로 뚫어놓은 터널이라 이또한 관광명소라고 했다. 정말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터널을 뚫었다면 놀라고 놀랄 일이다.

 

우리는 빙하가 녹아 자연 그대로 흐르고 있는 빙하수를 생수병에 담아 마셨다. 아마 120세 까지는 거뜬히 살 것 같다. 뉴질랜드에서 느낀 것이지만 이 나라는 4계절이 동시에 공존한다. 어떤 이는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어떤 이는 겨울 옷차림으로 돌아다닌다. 그리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체면 같은 것을 따지지 않는다. 상당히 상냥하고 친절하며 예의 바르다.

 

밀포드사운드에서 크루즈에 탑승하여 선상에서 점심을 뷔페식으로 먹고 피요르드 해안의 절경을 맘껏 감상했다. 한편의 수묵화가 이런 느낌이 아닐까. 비가 조금 내리니 오히려 자연 풍광은 더욱 멋졌다. 산 위에 있는 빙하가 녹아 바다로 떨어지는 ‘스털링 폭포’ 피요르드 지형의 최고봉인 ‘마이터 피크’, 바다표범, 물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배, 비행기, 버스를 타면 어김없이 멀미를 하는 나는야 멀미 대왕이다. 멀미를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 없을 것이다. 태생상 그리 만들어졌나보다. 나또한 무지 힘들고 지친다. 생각할수록 멀미 때문에 속상했던 나는 북섬에서 남섬으로 가는 뉴질랜드 비행기 안에서 2시간 내내 눈물바람을 했다는 얘기가 뉴질랜드 전설로 내려올 것이다. 나는 버스를 타면 가장 앞자리를 고수한다. 운전수 바로 뒤에 앉아 달리는 길을 봐줘야 균형이 잡혀 멀미를 덜한다. 이런 촌스런 아내를 보호자의 입장으로 지켜줘야 하는 울 남편에게 늘 고맙다. 생율이 멀미에 좋다고 하여 광주에서 인천으로 올라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우적우적 씹어 먹고 왔다. 단, 자연의 나라 뉴질랜드 입국할때는 생율을 쓰레기통에 버려야만 했다. 이 생밤은 식품이 아니라 멀미약이라 가이드가 아무리 애원해도 통과할 수 없었다. 뉴질랜드 원주민들은 밤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피요르드 해안의 절경을 잘 감상하고 우리는 또 셀카로 사진을 찍어댔다. 자락자락 비를 맞으며 재밌게 셀카를 찍어대는 우리를 외국인이 웃으며 쳐다본다. 밀포드사운드에서 퀸스타운으로 돌아온 뒤 저녁식사를 시내에 있는 한식당으로 가서 대구탕을 먹었다. 이번 여행일정 중에서 식단이 잘 짜여졌다. 아침은 호텔식, 점심은 현지식(주로 스테이크), 저녁은 한식이다. 일행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잘하고 남편과 나는 운동삼아 걷고 싶어서 둘이 와카티푸 호수를 걸었다. 비가 좀 내려서 일행들은 호텔로 돌아간 사람도 있고 일부는 시내 쇼핑을 한다고 했다. 남편과 손잡고 호수를 걷는데, 어찌나 좋던지, 매일 이렇게 멋진 길을 걷고 싶다.

 

이런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는 선물일까. 태양이 한곳에만 비추는 장관을 보게 되었다. 이름하여 황금도시를 보여준 것이다. 한국에서도 같은 동네에 사는데 비가 오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오지 않는 곳도 있다. 그런데 태양이 강렬하게 한곳만 비추는 현상은 처음이다. 내가 좋아하는 와카티푸 호수에서 이렇게 멋진 모습을 남편과 함께 접하게 되니 모든 것이 감사하고 고맙다. 주의 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질랜드에 오게 하심도 주의 은혜요, 좋은 분들과 동행한 것도 주의 은혜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동시에 멋진 모습을 보게 하심도 주의 은혜이다. 그날 밤은 더욱 더 황홀한 밤이 되었다.

 

 

 

 

 

[거울 호수]

 

 

 

 

 

[선상 뷔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해안의 절경]

 

 

 

 

 

 

 

 

 

[여기가 황금도시 입니다]

 

[어쩜 이런 광경을 보여 주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