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금성산성] 눈 덮인 산행과 대나무 온천욕을 즐기다
[2014년 12월]
움직이기 싫은 추운 겨울날이기도 하거니와 또한 나보다 연세가 일곱 살이나 많은 남편에게 정중히 말씀드려야 했다.
“자기야, 이번 주말에는 금성산성 들렸다가 온천욕하고 맛있는 것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다할 남편의 대답이 없다는 것은 긍정이라는 뜻일 게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일이 기적이다.”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에서 천송이(전지현)이가 한 이 대사가 올해 대히트 했다. 연애할 때 남편이 내게 결혼하자고 프로포즈 했고, 나또한 좋아서 프로포즈에 응해줬으니 우리 결혼의 성사가 남편한테는 기적같은 일이 아닐까. 하하하
천송이의 대사를 순수산이 패러디 해봤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편도 좋아해 주니 기적이다.”
그럴듯하다.
그리하여,
주말, 우리부부는 아이젠도 챙기지 않고 스틱만 챙겨서 가볍게 산행을 했다. 추운 기운이 주는 자연 그대로의 바람이 어찌 상쾌하지 않으리요. 매일 인공적인 뜨거운 히터 바람에 노출되어 피부는 건조하고 눈알은 뻑뻑한 상태이다. 이런 사무실 환경으로 인해 정말이지 일주일에 두 번씩이라도 이런 산행을 통해 힐링을 하고 싶었고 될수 있으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산행은 멀리 가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기분은 정상에 올랐을 때와 동일하게 황홀했다.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미소를 짓게 만든다. 1시간 가량 산행을 하고, 대나무랜드 1층 한우촌에서 짧고 굷게 한우를 먹고, 후식 메뉴로 주문한 돌솥밥과 떡국을 맛있고 푸짐하게 잘 먹었다. 산행후 먹는 음식은 일단 맛있다. 그런데 이날은 더욱 좋았다. 맛나게 밥을 먹고 대나무랜드 온천욕을 즐겼다. 산행후 온천욕은 정말로 필요한 코스이다.
“목욕 2시간이면 되겠어?”
남편은 목욕시간이 긴 아내를 배려해서 충분히 시간을 줬다. 정말로 충만하고 기쁜 시간을 남편과 잘 보내고, 저녁에는 남편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를 함께 봐줬다.
결혼후 76년째 연인처럼 살아가는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부부도 내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오랫동안 연인처럼 살아가고 싶다.
[2013년 10월]
내 발로 차서 맞이해 보는 미니 눈사태(?)
내 발로 차서 맞이해 보는 미니 눈사태(?)
남편이 사진을 훨씬 더 잘 찍어줬다.
하늘 향해 바라보다.
땅을 향해 바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