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엄마, 배고파~~~~~~

순수산 2010. 7. 5. 16:08

 

 

고딩1학년인 울아들의 간식 준비로 요즘 김밥 싸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엄마, 빵도 이제 질렸어, 과자는 맛이 없고...그러니 김밥이나 날마다 해주세요."

분식집에서 계속 김밥을 사다 주다가....

 

"김밥 재료를 사다가 썰어 그릇에 담아 놓고...저녁에 한개씩만 싸주면 훨씬 좋은데......"

고딩3학년을 둔 인생선배님께서 살짝꿍 조언을 주셨다.

번거러운 것 딱 질색이고...

시간이 금인 나에게 김밥을 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런데...

음식을 잘 먹어야 하는 여름이기에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2010.06.10   <치즈김밥>

 

정확하게 딱 김밥 하나씩만 준비했다.

10시에 학교에서 끝나 10분이면 집에 온다.<집에서 제일 가까운 학교에 다님>

집에 오자마자 현관문을 열고 하는 말

"엄마, 배고파~~~~~"

 

이미 식탁에 김밥이 셋팅되어 있다.

용돈으로 학교에서 간식 먹을 것 다 사먹고...

어쩌다가 입맛에 맞는 반찬 나오면 점심도 두그릇 먹는다고 한다.

집에 오면 또 간식 먹고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울아들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냉장고 문 열기이다.

'고등학생이 되면 간식을 박스로 떼 놓아야 될 걸.......'

이런 말을 들었는데 맞는 것 같다.

정말로 냉장고 문 닳아지고

방금 밥 먹고 입에서 나오는 말이...

"엄마, 배. 고. 파"

ㅋㅋㅋ

 

 

 2010. 06.24

김밥 잘 싸기로 소문난 우리 셀가족이 가져다 준

이름하야 <검정쌀로 만든 참치 김치 김밥>

안 먹어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말도록....

참치의 약간 느끼한 맛을

씻은 김장김치가 깔끔하게 뒷정리해준다.

엄청 맛있다.

 

2010. 06. 14

<현미김밥>

 

음식...먹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남이 사 준 것은 그래도 잘 먹음 ㅋㅋ>

음식...만드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요즘 아들 간식으로 김밥 만드는 재미가 조금 생겼다.

음식은...

만들다 보면 잘하게 되나보다.

 

며칠 후 

"엄마, 김밥은 이제 좀 질린다. 뭐 딴 것 없어?"

"우씨~~~이제 김밥 마는 것 손에 좀 익을만하니까...."

 

요즘 나는 떡갈비로 샌드위치 만들고 있다.

일주일 시식하더니 이것 또한 물린가보다.

우씨~~~ 입맛은 꼭 나를 닮아서...까다롭기는....

 

 

 

아빠랑 사이좋게 소파에 앉아

06.17 월드컵 아르헨티나 전을 보고 있다.

초코파이 한 상자를 샀더니...

붉은악마 머리띠를 이렇게 사은품으로 줬다.

내가 보기에는 엄청나게 귀여운

울아들이다.

 

"엄마, 제발 찍지 마~~~~~~~~~~~"

외쳤으나.....

커 나가는 모습을 이렇게라도 담아놓고 싶다.

 

이젠 또 뭔 간식으로 까칠한 울아들 간식 준비해야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