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황제 셀(cell)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다. 한 교회의 성도는 형제자매가 아니던가...
한 부부는 제주도 휴가로 못 나오시고 세 부부는 즐거운 마음으로 모였다.
소나기가 쏟아지는 토요일...한적한 곳에서 맛난 음식에 손수 준비한 과일로 아주 푸짐하게 먹었다.
"술은 뭘로 드릴까요?"
흔히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한 다음에 받은 질문이다.
교회를 다니는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교회 모임을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웃다가 끝난다.
왜그렇게 얘기들이 재미있고...건전하고...신나는지...
이날도 우리는 남들이 한달 동안 웃을 것을 2시간만에 다 웃어버렸다.
맛난 음식에 배도 부르고 황금같은 토요일 저녁시간...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가까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원래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들이라...서로 안 본 영화를 찾기가 어려웠다.
한 여름 시원하게 볼 영화 <국가대표>를 선정하고 티켓팅을 하니
2시간 후에 볼 수 있다고 한다. 방학이라 워낙 영화팬들이 많은 덕분이다.
우리는 예매를 해놓고 옆건물 마트에 들려 shopping를 하기로 했다.
<수학여행 온 여고생들(?) 시커먼 가운데 사람은 확실하게 휴가 갔다온 티가 난다. ㅋㅋㅋ>
영화관의 강한 냉방시스템 때문에 ~~덜덜덜 떨 것을 생각하니 영화를 보기 전부터 적정이였다.
항상 한여름에도 영화관에 가면 긴팔을 갖고 가는데 오늘처럼 갑자기 가게 되면 영락없이 추위에 떨어야했다.
그래서 추위에 약한 우리는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람용 긴팔 을 하나씩 사기로 했다.
한 사람은 오늘이 휴가 마지막날이고...
한 사람은 오늘이 휴가의 시작인 셈이라
다들 들뜬 기분이였다.
<멋진 남자모델과 함께 세자매의 모델들(?)>
우리는 디스플레이된 이 옷이 눈이 딱 들어왔다.
가을향이 물씬 풍기는 이 옷을 한 사람이 사니 너도 나고 나도 사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셋이 같은 옷을 사게 된 것이다.
그것도 다들 small 사이즈라 나는 마네킹이 입고 있는 것을 결국 벗겨야만 했다.
한편...
남자들께서는 사물함이 있는 한적한 고객휴게실에서 열심히 야구 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다.
똑같은 옷을 입고 세자매가 '짜짠~~~'하고 나타나니
남자들....웃음보가 터진다.
서로 같은 옷을 입으면서 우리는 낙엽만 굴러도 웃던 시절로 돌아갔다.
까르르~~, 까르르~~, 까르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멋진 남자모델 앞에서 사진을 찍는 순수한 아내들한테 질세라
울황제는 두 멋진 여자모델 사이에서 한장 찍어달란다.
ㅋㅋㅋ
참 재밌게 사는 황제다.
든든한 가장으로서 아내가 귀한 줄 알고 두 자녀에게 자상한 아빠인 집사님...
가정적인 남편과 함께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 행복하고 멋진 부부다.
<마음은 20대 청년처럼 젊게 사는 울황제...항상 재치가 넘치고 웃음을 전하는 어디에서든지 빛을 발하는 울황제...>
키도 고만고만한 얼굴도 동글동글 비슷한 우리가 똑같은 옷을 입고 세자매가 대형마트를 나서니...다들 쳐다본다.
그런데 하나도 민망하지 않았다. 무슨 행사가 있었겠지, 생각한 것 같다.
우리는 그냥 즐거웠다.
영화를 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올라타니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또 죄다 쳐다본다.
간혹 교회에서 셀별, 팀별 행사가 있을때 같은 옷을 입을 때가 있는데...
우리는 서로 셀복이라 생각하자고 했다.
이 옷이 우리를 끈끈한 자매애를 돈독하게 했고
이 옷이 우리를 일소일소(一笑一少)하게 했다.
영화도 재미있었고 푸짐한 간식에 더할 나위없는 주말저녁~~~
세자매의 패션 show 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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