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남자들은 엄마 닮은 여자가 마음 편하다

순수산 2012. 4. 25. 09:44

 

 

                                  [살구꽃 / 사무실에서]

 

 

 

남자들의 뇌는 결국 엄마 닮은 여자가 마음 편하게 돼 있다더니 맞는 말이구만.

곰처럼 무뚝뚝하고 둔한 어미에게 질려서 아들이 여우 같은 여자에게 끌렸을 거라고 말할 때는 언제구.

이 집에서 못된 바람은 다 나에게로 불어온다.

 

박완서 [기나긴 하루] (2012.01)  p129 중에서

 


약 30 여년 동안 내 엄마의 여성성에 길들여진 우리네 아들들..,

 

신혼초,

울황제도 "울엄마는 음식솜씨 진짜 좋았는데...(어째 너는 이 모양이냐?)"

"자기야~ 빨래를 짜는데, 손목이 아파서 못하겠어. 자기가 해줘." 하면

"울엄마는 일곱을 낳고도 씩씩하셨는데, 겨우 하나 낳고...(어째 너는 이 모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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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장 강하고 적극적이고 여성성보다는 약간 남성성이 내재된 나는

여중, 여고때 여학생한테 인기 많아서 나 좋아한다는 편지 많이 받았다.(믿거나 말거나)

애교와 레이스 달린 원피스.....이런 것 나와는 상관없는 것,

나는 초등학교때 남자친구들이랑 말뚝박기하며 놀았고, 롤러스케이트 타러 다녔고, 운동 좋아해서

체육시간을 막 기다렸다.

 

이런 엄마와 살고 있는 10대의 울아들이 바라보는 여성성은?

진짜 군대식으로 키운 울아들은

조용조용하고 다소곳하는 내 친구들 보면 약간 뜨아해한다.

 

엄마의 이미지가 좋았다면, 나와 같은 사람 만나 살 것이고

엄마의 이미지가 별로였다면, 나와 반대되는 사람과 만나서 살 것이다.

"엄마같은 여자 만나서 살면 정말 좋겠다." ㅎㅎ

나의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먼훗날 내 며느리 될 사람은 나와 코드가 맞으면 정말로 좋겠다.

 

 

세상것에 휘둘리지 않고 진리가 자유케 하듯 신실한 신앙생활을 통해 늘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

지혜롭고 친절하고 사랑스런 사람

스위트홈이 될수 있도록 늘 가정이 화목하고 즐거운 우리집을 만드는 사람

몸 치장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 마음을 아름답게 꾸미는 사람

말 한마디로 좌중을 시원하게 웃길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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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르지

엄마처럼 멋을 모르는 사람이 별로여서 옷입는 센스가 특별한 사람을 만날지...

책읽는 것보다는 집안일 잘하고 음식 잘하고 깔끔하게 청소 잘하는 사람을 만날지...

적극적인 성격보다는 늘 남편에게 순종적인 여자를 만날지...

ㅎㅎㅎ

무엇을 더 바라리요~

나는 울황제와 둘이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면 되고,

지들은 지들끼리 둘이 깨볶으며 재미나게 잘 살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