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매일,특별한 일상

천사의 나팔

순수산 2012. 10. 9. 17:10

 

활짝핀 천사의 나팔....꽃등 같다.

 

 

요즘 우리집에서 예쁨 받고 있는

천사의 나팔이다.

베란다에 있는 것을

거실에 넣어뒀더니

퇴근해서 현관문 열고 들어가면

이 녀석의 은은한 향기가

기분을 좋게 한다.

 

물주고 꽃피우게 도와주고

무거운 화분 들어 옮기고

뭐 이런 것들은 전부 울황제가 도맡아 한다.

아들과 나에게

"꽃이 피었으니 구경이라도 해라."

이 아름다운 모습을 알지 못하는 우리에게

혼자 감탄하며 보기라도 하라고 애걸하면

마지못해 보는척을 한다.

하기사 내가 키우지 않은 화분이니 그리 정이 갈리가 없다.

그런데...요즘

달라졌다.

 

 

 

 

집안 온통 이녀석의 향기 때문에

자꾸 이녀석을 쳐다보게 되면서 사랑하게 된 것이다.

자꾸 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되나보다.

꽃등처럼 밝게 불을 밝히고 있는 것 같다.

어쩜 이렇게 이름도 딱맞게 지었을까.

천사의 나팔...

 

안방에서 티브이 보고 있던 나를 거실 책상에 자주 앉게 한다.

그러더니 향기를 맡으며 신문이나 책을 읽게 한다.

가냘픈 가지에서 큰 꽃 한송이를 피워낸 이 녀석를 생각하니

그 노력이 참으로 기특하다.

 

즐거운 나팔소리 힘차게 불어대는

천사의 나팔....덕분에

행복하다.

 

샤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