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순수산, 해외여행

[뉴질랜드 1] 아그로돔 양쇼, 끝없이 펼쳐지는 초록목장과 흰 양떼들

순수산 2014. 10. 22. 08:57

 

 

 

뉴질랜드 남,북섬 호주 10일 여행

일정: 2014. 10. 06 ~ 10. 15

 

1993년 11월 사이판, 괌으로 4박5일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우리 부부는 21년만에 해외여행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얼마나 숨가프게 살아온 삶인지 새삼 세월의 빠름에 놀랬다. 인생의 선배인 좋은 분들과 함께 부부 6쌍과 가이드 한명 총 13명이 광주에서 아침 8시에 출발했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4시 50분 발 대한항공 KE 129를 탑승하여 장장 12시간을 날아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여행 첫날 밤을 비행기 안에서 보낸 셈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거리였다. 좁은 좌석에 긴 시간동안 앉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그런데 장시간 비행하면서 좁은 통로에서 음료 및 기내식을 주면서 항상 미소로 승객들을 챙기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승무원이였던 블러거 지인을 알고 있기에, 또한 함께 동행한 일행중에 딸이 승무원으로 현재 재직하고 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건강할 때 해야 한다. 정말로 다리가 부실해 흔들릴 때가 아니라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열정이 샘솟을 때 떠나야 한다.

 

6(월) 첫날밤은 비행기 안에서 보냈다.

7(화) 현지 가이드를 만나 전용버스를 타고 오클랜드로 막 달렸다.

 

달리고 달려도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죄다 초록 목장과 하얀 양떼들이였다. 차로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는데, 지금껏 본 목장이 한 사람이 소유한 목장이란다. 허걱 대단하다. 첫 점심을 먹는 곳은 분명 한국인이 경영한 식당인데 오랜 비행으로 오랜 버스행으로 내 몸의 컨디션이 완전 바닥을 쳐서 무슨 맛인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샐러드이건만 마요네즈만 엄청 부어놓은 그 샐러드는 내가 먹어본 것 중에서 최악의 샐러드였다. 사진만 몇 컷 찍고 돌아왔다.

 

=>와이토모 석회동굴 관광-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반딧불을 관람하실 수 있는 석회동굴은 세계8대 불가사의중 하나로 뉴질랜드의 관광 명소.

3시간 달려 간 곳은 와이토모 석회동굴이다. 한국에서도 반딧물을 본적이 없는데, 뉴질랜드 깜깜한 동굴에 수많은 반딧불이 모여서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데 어찌나 아름답던지. 고요하고 조용한 가운데 그 빛은 더욱 빛났다.

 

=>로토루아에서 가장 큰 지열지대에 다양한 모양의 온천이 모여있고 한시간에 한번꼴로 분출하는 2~30m 높이로 연기와 함께 뜨거운 물을 분출 시키는 장관을 연출하는 간헐천등 관람- 뉴질랜드 천연기념물 날개없는 새 '키위' 관람

로토루아에서 가장 큰 지열지대로 이동했다.

지금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진흙 열탕을 보니 지옥이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간헐천을 보면서 그 주변의 돌은 온돌처럼 따뜻했다. 지나가는 관광객이 돌 위에 눕기도 하고 앉아서 엉덩이를 지지고 있었다. 우리도 돌 위에 앉았다. 남들은 좋다며 지긋하게 앉아 있는데, 나는 무척 뜨거웠다. 앗 뜨거워! 엉덩이가 소세지가 될뻔 했다.

 

=>항이디너 & 디너쇼-마오리 족의 전통공연을 감상하며 화산지대라는 지역특성을 활용하여 만든 마오리 전통음식인 지열로 요리하는 항이디너를 맛볼수 있음.

오늘 하루 일정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디너쇼에 참석했다. 중국, 일본, 미국 한국 관광객들이 각자의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마오리 족의 전통공연을 감상했다. 단순하지만 흥겨운 마오리족 전통춤을 따라해보는 시간도 있었는데, 남편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뽑혀서 참여하는 시간을 갖었다. 입맛이 없어서 점심은 거의 먹지 못했는데 저녁식사는 그나마 먹을 수 있었다.

 

 

8(수) 아그로돔 양쇼 + 팜투어 / 스카이라인 곤돌라 및 중식

 

=>아그로돔 양쇼 + 팜투어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농장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19종의 숫양들과 양모의 종류를 알 수 있는 양들의 쇼가 진행 되는 곳으로 양털깍기시범, 양몰이 개의 시범 관람-아그로돔 농장의 트렉터를 타고 아그로돔 농장을 관람하며 양, 알파카 등에게 직접 먹이 주기 체험 -뉴질랜드 전통 와인도 시음하기

아그로돔 양쇼와 팜 투어를 했다. 버스타고 오면서 그렇게 보왔던 양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양털 깍기 시범을 비롯하여 양몰이 하는 개를 보고, 관중석에서 몇사람이 단상으로 올라가 새끼 양에게 우유병을 물리기도 했다. 트렉터를 타고 가서 직접 양과 알파카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는데, 어찌나 날씨가 춥던지. 양을 닮은 알파카는 눈이 맑고 예뻤다. 그러나 기분 나쁘면 관광객한테 침을 뱉는다고 한다.

 

=>스카이라인 곤돌라 및 중식-스카이라인 곤돌라 탑승하여 산 정상에 올라 로토루아 호수와 시내 전경을 감상- 현지식 뷔페 런치

스카이라인 곤돌라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 정말로 푸짐하고 맛깔스런 점심을 뷔페식으로 잘 먹었다. 메뉴도 다양했지만 고기 요리도 다양했다. 특히 양고기가 최고라고 추천했는데, 비위 약한 내게는 그맛이 별로였다.

 

=>폴리네시안 온천욕 체험-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 가운데 하나이자 로토루아를 세계적인 온천 휴양도시로 만든 주인공. -류머티즘과 근육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에게 특히 인기가 많음.

준비해간 수영복을 입고 유황으로 유명한 폴리네시안 온천에 갔다. 수영복을 준비하지 못한 일행들은 그곳에서 보증금도 N$ 5를 주고 N$ 5에 수영복을 대여했다. 그곳은 개인 사물함이 없었다. 큰 바구니에 개인용품을 담아서 책장처럼 생긴 곳에 넣어두면 된다. 오픈된 개인용품 때문에 좀 불안했다. 그래서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은 현지 가이드한테 맡겼다. 한국에서는 개인 사물함도 좋고 열쇠로 잠글수 있어서 마음 놓고 온천도 하고 수영도 하는데, 그만큼 이곳은 서로 믿는다는 얘기일까.

 

가스냄새와 비슷한 유황냄새 때문에 나는 별로였다. 그러나 몸에 좋다고 하니 온도차가 다른 여러 풀을 돌아가며 몸을 담갔다. 뜨거운 온천욕을 하며 바로 앞에 호수를 바라보는데, 이것이 바로 “여유”가 아닐까, 내가 지금 사무실에서 서류에 파묵혀 일하지 않고 이렇게 여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때서야 온전히 몸으로 느껴졌다. 그곳은 현지인들도 많이 온 온천인데 등치가 나의 세배나 되는 여자들한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과연 입고 있는 것이 수영복일까, 평상복일까, 수영복 사이즈가 어마어마해서 그저 놀랄 뿐이다.

 

이날 밤 우리 일행들은 호텔 한자리에 모여 부부 5쌍이 골든타임을 갖았다. 귀한 시간 배우자에게 그동안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였다. 속상했던 일, 앞으로 바라는 일을 서로에게 얘기하는데, 얼마나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였는지 모른다. 똑같은 상황에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상대는 또 다르게 생각한 것에 놀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다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며 그래서 이렇게 함께 여행을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돈을 다 번 다음에 여행을 한다면 그때는 다리가 흔들려 오래 걷지 못할 것이다. 일단 떠나고 보자. 하루하루가 소중하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 여행을 떠난 자는 돌아오는 길이 행복하기에 또 여행 떠날 기회를 잡게 되고 희망찬 내일을 꿈꾸게 된다. 못 떠난자 시간과 비용을 핑계삼을 것이다. 내가 그랬다. 그러나 내 돈은 내가 써야 내 것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니 마음이 편했다.

 

 

 

 

 

 

 

 

 

 

 

 

 

 

 

 

 

 

 

 

 

 

 

 

 

 

 

 

 

[마우리족의 전통공연 따라하기-가운데 흰 상의가 남편임.]

 

2014.10.06~2014.10.15(8박10일)


10일 동안 사무실을 비웠더니, 일이 하늘에서 막 쏟아진다.

부가세 신고 달로 바쁜시기라 더욱 정신없다.

그래도 틈나는대로 사진은 정리했다.

앞으로 뉴질랜드 5편, 시드니 5편으로 블러그에 포스팅할 것 같다.

블러그 이웃님들 방문 못한 것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