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조카,나의 엔돌핀

잠잘때가 제일 이쁜 조카

순수산 2008. 7. 14. 13:54

개구쟁이 민기는 이모 말이라면 칼같이 잘 듣는다.

"이모, 오늘은 어디 가요."

"엉, 산에 갈꺼야."

한참 까불고 말썽 피우고 정신없이 장난치고 있는 민기에게... 

"민기, 산에 갈 준비해라."

그러면 1초도 걸리지 않고 산에 갈 준비하고 내 곁에 온다.

뒷산에 올랐는데

"앗, 따가워... 모기가 물었다."

비가 곧 쏟아질 것 같은 습한 날씨에 모기들이 난리다. 달콤한 땀냄새를 풍기며 산에 오르는 조카녀석 팔에 침을 놓는다.

"민기야, 안되겠다. 일단 집으로 후퇴하자."

"아무리 뒷산이지만 산에 갈 때는 철저하게 장비를 준비해서 오는거야."

참새가 방앗간에 그냥 지난간 것 봤나.

"이모, 미끄럼틀 비가 오니까 아주 쪼금만 타고 가게요."

"그래, 타라, 비가 오니 친구들이 하나도 없지."

"예, 이모 시소도 타고, 그네도 탈래요."

"그래, 이모가 도와줄께..." 

이제 민기는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간다. 다 컸다. 

"민기야, 노랑색은 영어로 '엘로우'  해봐" 

"얄로우"

"아니, 엘로우"

"냘로우"

 

오늘은 색깔에 대해 영어로 공부했다. 그동안 가르쳐준 영어도 복습도 하고...

민기야 병원이 영어로 뭐라고 했지.

"까스피탈"

"......"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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