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민기는 이모 말이라면 칼같이 잘 듣는다.
"이모, 오늘은 어디 가요."
"엉, 산에 갈꺼야."
한참 까불고 말썽 피우고 정신없이 장난치고 있는 민기에게...
"민기, 산에 갈 준비해라."
그러면 1초도 걸리지 않고 산에 갈 준비하고 내 곁에 온다.
뒷산에 올랐는데
"앗, 따가워... 모기가 물었다."
비가 곧 쏟아질 것 같은 습한 날씨에 모기들이 난리다. 달콤한 땀냄새를 풍기며 산에 오르는 조카녀석 팔에 침을 놓는다.
"민기야, 안되겠다. 일단 집으로 후퇴하자."
"아무리 뒷산이지만 산에 갈 때는 철저하게 장비를 준비해서 오는거야."
참새가 방앗간에 그냥 지난간 것 봤나.
"이모, 미끄럼틀 비가 오니까 아주 쪼금만 타고 가게요."
"그래, 타라, 비가 오니 친구들이 하나도 없지."
"예, 이모 시소도 타고, 그네도 탈래요."
"그래, 이모가 도와줄께..."
이제 민기는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간다. 다 컸다.
"민기야, 노랑색은 영어로 '엘로우' 해봐"
"얄로우"
"아니, 엘로우"
"냘로우"
오늘은 색깔에 대해 영어로 공부했다. 그동안 가르쳐준 영어도 복습도 하고...
민기야 병원이 영어로 뭐라고 했지.
"까스피탈"
"......"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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