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사랑 두 큰술, 섬김 한 큰술 호박죽

순수산 2009. 10. 29. 10:05

 

가을이 익을대로 익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10월이 가면 가을도 같이 가버릴 것 같습니다.

가는 가을 붙잡을 수는 없고...

하루 하루 만끽하며 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좋은 분이 호박죽을 끓이고 있다고 시간 되면 와서 좀 갖고 가라고 연락을 하셨습니다.

번번히 손수 차려준 음식을 대접받았기에 죄송하기도 하고

몸도 성치 않는데  항상 누굴 위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시는 모습이

사실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손수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고 행복해 한다면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내 안의 깊은 충일함과 행복이 기쁨을 데리고 온다는 것을.... 

 

요리를 마지못해 하고, 하루 세끼 찾아모면

그저 끼니를 때우자, 식으로 대충 요리를 했던 저에게

음식은 그냥 음식(먹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분한테 배웠습니다.

 

 

늙은호박에 호박고구마를 넣고 쌀가루 빻아서 몽글몽글..

팥을 처음부터 같이 넣으면 까맣게 된다고 따로 삶아서 이렇게 고명으로 얹었습니다.

음식이 예술이다

이런 생각을 이분이 하는 음식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은은한 오렌지 불빛의 식탁에 앉아

손수 차려준 호박죽을 같이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아이리시 커피도 마셨습니다. 

 

 

 

 

사랑 두 큰술....섬김 한 큰술의 호박죽

을 맛있게 먹고 

저녁에 가족들 주라고 찬합 가득 호박죽을 싸주십니다.

 

제게 이런 좋은 분을 만나게 하신 것은

이분 처럼 사랑과 정성의 섬김는 손길을 배우라는 주님의 메시지인데...

저는 늘 주는 것보다는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주는 기쁨은 알고 있는데....

이제 받는 횟수보다 주는 횟수를 더 늘려야 될 것 같습니다.

 

가을~~~

은은한 국화향기처럼

많은 이들에게 영양가 좋은 양향력을 주시는

그분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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