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회사 대표이사 친구분께서 고구마 한 박스를 가지고 사무실에 오셨다.
고구마 녀석~
다용도실에 며칠동안 서럽게 냉대를 당하다가
날씨가 흐끄무리 하고 춥다보니 이 녀석이 순간 반갑게 떠올랐다.
며칠전부터 석유난로를 가동하였는데
난로 위에 젓가락을 올려놓고 이렇게 세개만 구워보았다.
사실 점심을 막 먹고 하는 것이라 그렇게 고구마가 땡기지는 않았다.
이렇게 무식하게 생긴 석유난로를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히터에 비해 좋은점이 참 많다.
후배여직원과 참 많은 것을 해먹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1. 누룽지 만들기-후라이팬에 점심먹고 남은 밥을 넣고 물을 자박자박 넣어서 평평하게 깔아서 오랜시간 두면 된다.<정말 맛있다>
2. 떡살 노릇하게 굽기-난로 위에 호일을 깔고 구우면 노랗게 잘 구워진다. 이렇게 해먹으려고 떡살을 산다는 전설이~~~
3. 점심 도시락 데우기-스텐레스 그릇에 밥을 싸오기에 추운날 여기에 5분만 올려놓아도 밥에 김이 모락모락~
4. 데우기-도시락을 싸오기 때문에 식어버린 반찬 데우기<생선, 전, 동그랑땡....>
5. 앞으로 해 볼 것-달고나<띠기> 국자에 설탕을 넣고 녹이다가 소다 살짝 넣어서 부풀리면 먹기
하하하
생각만 해도 재밌다.
그런데...
고구마가 익어가면서 구수하고 달콤한 냄새가 사무실 안을 가득채운다.
내가 언제 점심을 먹었는지 까마귀 고기를 먹어버리고
한개를 동강 잘라서 조금 깨물어보니...
참말로 맛나다.
남직원과 여직원과 그리고 나...이렇게 셋이 사이좋게 한개씩 나눠먹고
무슨 큰 비밀을 조성하여 가담한 것처럼 우리들만의 <시크릿>이 생겼다.
겨울 간식거리가 생겨서리 흐뭇한 마음으로 출출할때마다 즉석 구이로 해먹을 것을 생각하니
일하다가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런데...
일이 하루종일 많아 고구마 구울 시간이 없다.
누가 구워주면 한입 먹어볼까 하는데...다들 자기일에 코박고 있다.
눈이 금방이라도 내릴것 같은데...
눈이 내리면
사무실 직원들을 위해
고구마를 구워서 하나씩 선물해주려고 한다.
마음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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