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장불재에 올라왔다. 수삼 먹고 열심히 꿋꿋하게 올라오신 한 분은 올라오자마자 의자에 누워버린다. 이분 이대로 놔둬야 한다. 지치고 힘들때 단 5분이라도 휴식을 취해야 일어나는 분이라......그냥 지켜보고 있었다. 대신 친구와 나는 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도 구경했다.
장불재에서 쉬고 다시 입석대를 향해 걸어가는 등산객들....마음은 입석대를 지나 서석대를 거쳐 천황봉까지 올라갔는데....오늘 같이 간 일행을 생각해서 다음으로 해야겠다. 그래도 생각보다 여기까지 묵묵하게 따라와 준 두사람에게 감사하다.
청정골 화순을 위해....산불조심하자. 그런데도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 와서도 꾸역꾸역 담배를 피우는 인간들이 있었으니....뭐할라고 산에 왔을까요. 이 분들한테 이 경고문을 보여주고 싶다. 담배꽁초 바닥에 버리지 마시고 그냥 그것까지 드셨으면 좋겠다. 버리는 순간 산불날까봐 조마조마하다.
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편안한 신발을 신으니 어떤 험하고 힘든 산이라도 울룰랄라 뛰어다니겠다. 사실 이날 나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아주 편안한 산행이였다. 단 한분은 앞에서 막 뛰어가느라 좀 자제를 요청했고 가운데서 나는 너무 뒤쳐지는 친구를 기다리곤 했다. 그래도 일행을 위해 힘든 몸으로 잘 따라와준 친구가 고맙다.
오후 3시가 되어가니 비가 올듯 날씨가 제법 흐리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집에 도착할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감사한 일이다.
서로 각자의 일들이 많아 정말로 정신없이 바쁜 사람들인데....도저히 산에 갈 시간이 날 수 없는 사람들인데....다른 일 다 뒤로 하고 일단 뭉치고 나니 이렇게 좋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속에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나니 산에 오기를 잘했다고들 한다. 이 정기를 받아 에너지를 충전하여 더욱 일을 열심히 할 것을 다짐해본다.
오늘 산행에서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아침, 점심을 거르고 간식만 먹고 5시경에 도착했다. 우리는 팀장님 집으로 갔다. 오겹살을 구워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데.......이것이 행복이구나 싶다. 아삭아삭 씹히는 묵은김치가 참말로 맛있다. 노랗게 꼬돌꼬돌 구워진 오겹살이 정말 맛있다.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이렇게 누군가에게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이 은혜를 두고두고 갚아야겠다.
시월의 마지막 날을.......그냥 보내지 않고 뭔가 의미를 부여한 날이다. 이 산행이 정말로 좋았다고 다음을 기약한다.
"우리 다음달에 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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