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사실 산에 오른 것은 순전히 소화시키기 위해서다.
목포 시댁은 마당이 있는 집이 아니라 빌라 1층이다. 우리집보다 더 넓고 좋다.
흔히 <고향>....하면 연상되는 것들.....이곳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훨씬 도시적이다. ㅋㅋ
유달산까지는 차로 20여분...정말 지척에 좋은 산이 있어 좋다.
명절이라는 것이 먹고 치우고 나면 또 먹고, 치우고 또 먹고 치우고...이런 날이 며칠 된다.
땅만 얼지 않았어도 좋았을텐데.....우리가족 세명과 어머니와 조카 예린이와 함께 유달산에 올랐다.
어머니는 조카 손을 잡고 천천히 올라오신다고 우리 가족 보고 유달산 끝까지 올라가보란다.
사실...일등바위 등 거의 돌로 이루어진 산은 큰 정감은 없다. 아직 눈이 녹지 않고 얼어 있어서 위험했다.
명절 연휴 첫날 어머니랑 마트랑 시장에 가야 하기에 나는 아예 등산화에 등산복을 입고 왔기에 유달산을 싶게 올랐는데,
울황제는 구두를 신고 양복을 입고 와서 영 산행에 폼이 나지 않는다.
MP3에서는 무슨 음악이 나오고 있을까...
아들이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산에 오르는 내내 울황제는 내 손과 아들 손을 잡고 올랐다. 구두를 신고 오르니 이만저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앞장 서서 오르는 나한테 울황제가 한마디 한다.
"좀 천천히 가라~~~ 그리고 내 손 좀 잡아줘~~~"
"자기는 고마워해야 해. 이 나이에 이 아줌마가 앞장서서 산에 오르는 것 흔한 것 아니거든...ㅋㅋ"
눈이 오지 않았다면 또깍또깍 걸어내려왔을 계단이 이렇게 눈이 와서 얼어 있으니 유격훈련을 받은 기분이다.
난간을 잡고 끙끙대며 내려왔다. 산행은 사실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훨씬 어렵고 힘들다. 이리 내려올 것 알면서도 우리는 올랐다. 재미있지 않는가.
시댁이 있는 목포에서 결혼식을 했기에 첫날밤은 여기 보이는 <신안비치호텔>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광주공항으로 올라가 사이판.괌으로 떠났다.
그래서인지 목포에 와서 이 호텔을 보면 그때 그시절이 아련히 떠오른다. 참 그땐 좋았지. 지금도 좋지만...
퀸 메리호다. 제주도 갈때 이 배를 탔을 것이다. 제주도 하면 할 말이 있는데...
나는 직장 산악회에서 <한라산>을 가기 위해 결혼전 제주도에 갔고,
울황제는 대학때 제주도에 갔고, 울아들은 중,고등학교 수학여행때 제주도에 갔다. 중요한 것은 온가족이 셋이 모여 제주도를 못 가봤다는 것이다.
그래서.........올해 시아버지 칠순잔치겸 해서 온가족이 (무려 31명)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상황이 어찌 될련지 기대된다.
기침감기로 일주일째 힘들어하는 울황제가 명절연휴때 온가족을 위해
순간순간 유머와 위트와 재치로 웃음을 선사했다.
개그콘서트의 팬인 울황제가
<남하당>,<여당당> 흉내를 내며 어찌나 재미있게 얘기하던지...
나중에는 온가족이 이 흉내내기에 재미가 붙어 어머니도 서방님도 동서도 함께 하고 있더라.
올해 50 먹은 큰아들이 온가족을 위해 망가지는(?)모습이 이뻤다.
우리에겐 명절 증후군이 없다.
명절은 온가족이 맛있는 음식 먹고 마시고 얘기 나누며 즐겁게 논다.
일등요리사 어머니의 해물탕 맛은 끝내줘요~
직접 만든 찰랑찰랑 도토리 묵은 찰지구요,
세째 서방님은 자청해서 전을 지지고,
즉석 굴전은 접시에 담기 전에 다 먹었구요,
세째 동서는 돼지주물럭에 잡채를 맛있게 해줬구요,
두 부부가 돌아가면서 설거지도 하구요,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저는....일등요리사 어머니의 조수를 했구요,
설거지도 했어요.
하하하
이래서 명절이 즐겁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 보면 행복해요~~~
이렇게요.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많이 웃으면서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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