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오늘도 화이팅~

순수산 2011. 6. 24. 15:16

 

 

아침 7시 11분,

연일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 자연이 세수하고 목욕했나보다. 이렇게 씻고 나면 신록은 더욱 더 짙어지나보다.

다른 날과 다름 없이 우리가족도 이 시간 아침 준비로 분주하다. 남편은 양치질을 하고 아들은 책가방을 싸고 있다. 나는...그 틈에 베란다 창가로

가서 깨끗이 몸단장한 근린공원을 바라본다.

 

"오늘도 화이팅~~"

 

아침 7시 15분,

출근하는 남편이 더위에 서로 지치지 말고 오늘도 힘내서 열심히 살자고, 힘을 주고 먼저 현관문을 나선다.

 

 

아침 7시 30분 

저 멀리 보이는 무등산에 구름이 지나가고 있다. 산등성이 굽이굽이 물결치고 있다. 구름이 걷히면 햇살이 나오겠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들, 오늘도 힘내서 화이팅하자."

아빠 면도기로 수염을 깎은 후 , 현관 전신거울에 옷매무새를 가다듬던 아들이 현관문을 열고 학교로 나선다.

 

연일 더위로 지치고, 기말시험 준비로 스트레스 받고 늦은 귀가로 힘들어 하던 아들이 이틀 전에는 몸살감기로 힘들어 하더니 야.자 1교시를 하고 조퇴를 했다.

감기는 일단 푹 쉬는 것이 최선이라 저녁 9시정도 감기약을 사서 먹이고 아침까지 푹 자게 했더니, 다행히 감기는 많이 수그러들었다.

벌써 고2학년이 된 대견한 울아들~ 나름 잘 적응하며 바르게 잘 자라줘 항상 고맙다.

 

 

 

공원에는 부지런한 엄마 세분이 운동을 마치고 벤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젊은 엄마들은 자식들 챙기고 출근준비 하느라 상상도 못할 풍경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유롭다. 한때 공원 트랙을 10 바퀴씩 뛰어다니며 운동을 했는데...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채 3분도 걸리지 않는 공원인데, 언제 가보고 못갔는지 가물가물하다.

 

아침 8시,

이제 내가 출근할 시간이다. 어깨에는 큰 가방을 메고, 보조가방과 헬스가방과 내려가는 길에 버리려고 재활용품 가방을 들고 끙끙대고 내려간다.

출.퇴근할때 나는 왜그렇게 들고 다니는 것이 많은지....팔 힘 없는 나는 늘상 주렁주렁 메고 다니는 것이 가장 싫지만, 어쩔 수 없나보다.

퇴근할때는 더 가관이다. 퇴근길에 마트라도 가서 장을 보게 되면 어쩔땐 6개의 가방과 봉다리를 들고 집에 들어오는 천하장사 아줌마가 될때도 있다. ㅋㅋㅋ

 

종일 장마비가 쏟아지더라도, 이 장마로 인해 목말라하는 대지는 해갈이 될 것이고,

종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라도, 길어야 세 달 정도다. 피하지 못할거면 즐기라 했다. 

이 더위 위로 올라타서 즐기자, 즐기는 자를 당해낼 자 없다고 했다.

그러다 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단풍드는 가을이 저만큼 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 하루 일단 화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