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화한테 나비가 놀러 왔다>
점심식사로 직원들과 시원하게 냉면을 먹고 나는 사무실 화단으로 걸어갔다.
그리 크지 않는 화단은 요즘 여기저기서 불쑥 불쑥 고개를 들어 자기를 확인시켜 달라고 손짓한다.
어제와는 또다른 모습의 화단이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요녀석은 꽃이 활짝 펴봐야 알 것 같다.>
어젠 하루종일 장마비가 쏟아지더니,
오늘은 바람이 살랑살랑,
사무실 창문을 열어놓았더니, 서류들이 팔락팔락
내 머리카락은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원하다.
<이렇게 큰 호박꽃은 또 처음봤다>
알면 보인다더니, 호박꽃과 참외꽃과 오이꽃은 다들 노란색이고 꽃들도 비슷하다.
단, 꽃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
어쩜, 호박꽃이 잎만큼 크다.
호박꽃 아래에는 이미 호박이 탁구공만하게 달려있다.
<금잔화 친구인가?>
금잔화 옆에 이녀석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사실, 화단 전체를 보면 하나도 이쁘지 않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많은 것들이 섞여 있다.
그러나, 하나를 콕 찝어 이렇게 보면 이쁘지 않는 것들이 없다.
하물며 초록의 잎도 참 예쁘다.
<분꽃, 이꽃은 피기만 하면 된다.>
항상 입을 다물고 있는데, 어느날 소리소문없이 벙그르르 피어 있겠지.
<썬로즈 짝꿍처럼 옆에 피어 있는데, 이름은 나도 몰라~>
아주 작은 꽃인데, 노란 별처럼 아기자기하다.
<썬로즈~, 자주 보니 너도 이쁘구나.>
<남천, 참 이름이 꽃이름 같지 않다. ㅋㅋ>
요녀석도 머잖아 열매를 맺겠지.
그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오이, 아주 싱싱하다.>
오이 줄기는 연약한데, 오이는 제법 무게가 나간다.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니, 자연은 보면 볼수록 신비롭다.
<미니토마토, 열매는 많이 맺어 있는데, 이제 빨갛게 익으면 된다>
태양과 물과 사랑과 관심만 먹고 자라는 이녀석들은 욕심이 없다.
그저 주는대로 먹고 먹는대로 크면 된다. 투정이 없다.
주는 만큼 이녀석들은 많은 것으로 되돌려준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이녀석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았을 것 같다.
좋은 것을 주면 좋은대로 맺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한 자연에서 나온 것을 먹고 살아야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다육이 1, 많은 다육이 중에서 눈에 들어온 녀석>
<다육이 2, 이 녀석도 좀 신기하다.>
사무실, 현관 출입구쪽에 층층이 잘 진열해 놓은 다육이 친구들이다.
올망졸망한 다육이를 보고 있자니, 아무리 작은 다육이도 제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그들만의 생존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지만 햇살은 머리를 뜨겁게 달군다.
꽃들의 출석체크를 끝내고 나니 땀방울이 주르르 등에서도 이마에서도 흐른다.
이제 사무실로 올라가 시원한 냉커피, 한잔 해야겠다.
무더위를 견디며 올 출석한 너희들~
오늘, 만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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