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한 시간/릴케
지금 세상의 어디에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지금 까닭없이 울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위해 울고 있다.
지금 세상의 어디에선가 누군가 웃고 있다.
지금 까닭없이 웃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위해 웃고 있다.
지금 세상의 어디에선가 누군가 걷고 있다.
지금 정처 없이 걷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향해 오고 있다.
지금 세상의 어디에선가 누군가 죽고 있다.
지금 까닭없이 죽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까지 올 수 있는 것은
셀수 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한끼의 밥을 위해 어느 농부는 새벽마다 논에 가서 피땀을 흘렸을 것이다.
나의 기쁨을 내 일처럼 행복해하는 그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고
나의 슬픔에 내 일처럼 슬퍼하고 위로해주는 그 누군가가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나의 걱정에 두 손 모아 온마음으로 기도해주는 그 누군가가 있어서 절망이 희망으로 변했으리라.
잠시 엄숙한 시간을 갖어본다.
사랑에 빚진 자로서 나또한 그 누군가를 위해서 두손 모아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 사람에게 깃들기를...그래서 온전한 사람이 되기를...
'순수산 이야기[1] > 생각, 사유의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간호일기 ⑬] 16개의 알약, 싸우고 나니 절반으로 줄었다 (0) | 2011.12.07 |
---|---|
[엄마간호일기 ⑫] 정상을 향해 걷는 우리모두의 마음 (0) | 2011.12.06 |
인생의 달콤한 시기를 보내며 (0) | 2011.11.30 |
[엄마간호일기 ⑪] "간호 못한 마음의 짐을 덜고 싶어서요" (0) | 2011.11.25 |
[엄마간호일기 ⑩] "왜 안 와~" (0) | 2011.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