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비타민 친구

순수산 2012. 6. 11. 14:33

 

 

 

[내 비타민 친구...]

 

 

"손으로 가려서 얼굴은 작게 나왔는데.....두꺼운 팔뚝은 어쩔거야? ㅎㅎㅎ"

"에이~ 그것이 옥의 티네.."

 

 

나의 풀서비스 친구를 만나면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친구, 이 친구는 나의 비타민이다.

친구로 인해 이틀동안 행복했다.

 

 

"자기야~ 헬스클럽 갔다가 곧바로 친구랑 같이 목욕하고 올께~"

주말, 10시 반 정도에 아침겸 점심을 먹고 11시30분 나는 헬스클럽에 가서 모처럼 운동을 열심히 했다.

주말, 주일은 웬만해서는 클럽에 가지 않는데, 워낙 평일날 바빠서 운동을 못하므로 큰 마음 먹고 간 것이다.

사실, 기구운동을 하면서 근력을 키워야 하는데, 주로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는 쪽이다.

그래도 6킬로미터쯤 뛰고나면 운동을 한 것 같고

땀에 절여 있는 모습을 보면 자기만족도 생기고, 온몸도 가쁜해지는 느낌이 든다.

 

 

같은 동네에 살지만 서로 집에서 가까운 대중탕을 이용하므로 나는 모처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친구가 다니는 대중탕으로 갔다.

오후 2시에 만나 6시까지 장장 4시간 동안 대중탕에서 목욕하고 커피도 마시고 서로 등도 밀어주면서 아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렇게 마음 맞은 너랑 많은 시간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

"맞아. 꼭 소풍 온 느낌이야."

우린 서로 마음이 통했다.

동갑이기도 하지만 성향이 서로 비슷해서 주거니받거니 참 많은 대화를 나눴다.

"우리 서로 만나는 시간 정해서 두달에 한번씩이라도 이렇게 만나서 목욕하자."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하자."

 

 

11시 30분에 나간 아내가 6시에 되어서 돌아왔으니

주말에 혼자 심심하게 보내서 화낼만도 하는데, 울황제는 웃으면서

"이제 왔어? 참 여자들은 대단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목욕탕에 있을 수 있다니..."

 

 

다음날.. 주일 오후 예배를 드리고 4시에 비타민 친구를 또 만났다.

미리 예약해둔 영화 [후궁-제왕의 첩]를 보러 갔다.

"자기야~ 친구랑 영화 보고 올테니 저녁밥은 자기가 좀 챙겨서 드세요. 미안"

"알았어. 나는 교회 탁구장에서 가서 탁구 치고 올테니, 영화 잘 보고 와."

집을 나서면서 태평양보다 더 넓은 울황제는 영화 잘 보고 오라고까지 말한다.

고맙다. 세끼 밥 다 차려주라고 고집 부리지 않아서 ㅎㅎㅎ

 

 

 

01

02

03

거울공주가 따로 없네. 사진 찍는다고 하니 단장을 한다. 

이 사진 올리면 안돼~ 친구는 말했지만 안 올리기에는 너무 친구가 예뻐서~ 올림. ㅎㅎ

이렇게 찍으면 큰 얼굴이 작게 나올까?

나는 친구에게 여러 포즈를 잡아보라고 주문했다. 

원판 불변의 원칙 ㅎㅎ

친구야~ 창가쪽을 쳐다보렴. 얼굴 작게 찍어줄께

서로 큰 얼굴 가려보자고 했지만...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는가~ㅎㅎ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을 보여준 영화

또한 여배우의 과감한 노출, 그러나 같은 여자로서 그것은 부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몸이였다.

 

이런 영화는 친구들끼리 봐야 훨씬 재밌다. ㅎㅎ

영화를 보고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영화는 내가 보여줬으니 친구가 저녁밥을 사준다고 했다.

"그럼 풀서비스가 안되잖아. 오늘 하루 너를 공주처럼 모시고 싶었는데..."

"친구야. 고마워. 그러나 밥은 내가 꼭 사고 싶다."

 

대화를 나누고자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그랑비아또에 가서

셋트메뉴를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어쩜 둘이 나누는 얘기가 이렇게 재미있을까.

이런 시간은 왜그렇게 빨리도 가는지 아쉽다.

 

직장에 다니며 아이들 양육하며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은

00의 아내와  00의 며느리로서 00의 딸로서 나를 무수히 쪼개어 살다가

이렇게 마음 맞은 친구를 만나면 오롯이 나를 찾게 된다. 

소풍 나온 여고생처럼 까르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서로 얼굴이 작게 나오게끔 기술적으로 사진찍기 놀이도 하고

맛난 음식이 나오면 누굴 챙기기 바빴는데, 그냥 먹기만 하면 되어서 좋다.

 

"친구야~ 너로 인해 진짜 오늘 행복했다."

우리가 만나서 헤어질때 하는 인사다.

 

너도 행복하니..

나도 행복하다..

 

 

 

01

02

03

 버섯 스프

 치킨 샐러드

피자 

 


 

 

 

"물컵을 바라보고 있을테니 예쁘게 찍어봐~"

"친구야~ 알았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