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사장님, 살구가 먹고 싶어요~[1탄]

순수산 2012. 6. 22. 13:29

 

 

 

우리 사무실 정원에 살구가 탐스럽게 열매 맺었다.

아이구~ 이 녀석 실하다.

한입 배어물면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질 것 같아

벌써 눈이 감기고 입안에 침이 고인다.

 

"살구 맛있겠다. 살구 하나 따서 먹으면 안돼요?"

"사장님이 살구 갯수 다 세고 있을 걸..."

실장님이 함부로 따서 먹으면 안된다고 하신다.

 

그렇다고 몰래 따먹을 수도 없고

사옥에는 6개의 CCTV가 경비를 철저히 서고 있기에..

ㅎㅎㅎ

 

 

출.퇴근할때마다 내 눈에 보이는 살구는 얼른 따서 한입 먹어도 된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주차장 입구쪽에 한그루 서있는 살구나무

 

 

 

 

봄에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더니

어느새 열매를 맺은 것이다.

 

 

워낙 꽃 키우고 나무 키우는 것 좋아하시는 사장님은

사무실에 도착하면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정원 한바퀴를 돌며 아예 꽃들하고 나무들하고 눈맞춤하느라

정작 2층 사무실에는 올라오시지 않는다.

 

자식한테 밥주는 마음으로

뜨거운 날 지쳐있는 꽃과 나무에 물을 주고, 풀도 매고 온 정성을 다하신다.

워낙 정원에 관심없는 우리들에게

어디에 무슨꽃이 피었으니 구경이라도 한번 해보라,며

꽃들한테 관심 좀 갖으라고 말씀하신다.

 

정원 한쪽에 강아지가 새끼를 다섯 마리나 낳았으니 가서 구경이라도 하라고 했는데,

내가 새끼를 구경하러 갔을때는 낳은지 한달이 훌쩍 지났을 때였다.

 

 

물 한번도 주지 않고

풀 한번도 매지 않는 내가

살구가 저렇게 익었다고

냉큼 따서 먹으면

양심에 털 나겠지

ㅎㅎㅎ

 

 

어제는 사장님이 정원에 미니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고

사람수만큼 한개씩 돌아가도록 따서 주셨다.

속이 꽉찬 미니토마토를 하나 먹었더니

역시 열매는 달더라. 

 

 

 

 

 

살구는 못먹고 눈으로만 쳐다본 후

정원 주변을 살피니 못보던 꽃이 눈인사를 한다.

그런데 이꽃은 생전 처음이다.

이름을 알수가 없다.

넌 대체 누구냐?

 

 

 

 

이 녀석은 마삭줄이라고 한다

마삭나무인데 향도 좋다.

 

 

 

 

 

한쪽에는 고추도 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것은 고추꽃이다.

 

 

요즘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포스팅도 못하고 있는데,

특별히 살구 얘기를 한 것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얼마나 먹고 싶으면 이렇게까지 글을 썼을까,

누군가 얘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돈 주고 사먹는 것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사장님, 살구가 먹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