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 정원에 살구가 탐스럽게 열매 맺었다.
아이구~ 이 녀석 실하다.
한입 배어물면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질 것 같아
벌써 눈이 감기고 입안에 침이 고인다.
"살구 맛있겠다. 살구 하나 따서 먹으면 안돼요?"
"사장님이 살구 갯수 다 세고 있을 걸..."
실장님이 함부로 따서 먹으면 안된다고 하신다.
그렇다고 몰래 따먹을 수도 없고
사옥에는 6개의 CCTV가 경비를 철저히 서고 있기에..
ㅎㅎㅎ
출.퇴근할때마다 내 눈에 보이는 살구는 얼른 따서 한입 먹어도 된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주차장 입구쪽에 한그루 서있는 살구나무
봄에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더니
어느새 열매를 맺은 것이다.
워낙 꽃 키우고 나무 키우는 것 좋아하시는 사장님은
사무실에 도착하면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정원 한바퀴를 돌며 아예 꽃들하고 나무들하고 눈맞춤하느라
정작 2층 사무실에는 올라오시지 않는다.
자식한테 밥주는 마음으로
뜨거운 날 지쳐있는 꽃과 나무에 물을 주고, 풀도 매고 온 정성을 다하신다.
워낙 정원에 관심없는 우리들에게
어디에 무슨꽃이 피었으니 구경이라도 한번 해보라,며
꽃들한테 관심 좀 갖으라고 말씀하신다.
정원 한쪽에 강아지가 새끼를 다섯 마리나 낳았으니 가서 구경이라도 하라고 했는데,
내가 새끼를 구경하러 갔을때는 낳은지 한달이 훌쩍 지났을 때였다.
물 한번도 주지 않고
풀 한번도 매지 않는 내가
살구가 저렇게 익었다고
냉큼 따서 먹으면
양심에 털 나겠지
ㅎㅎㅎ
어제는 사장님이 정원에 미니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고
사람수만큼 한개씩 돌아가도록 따서 주셨다.
속이 꽉찬 미니토마토를 하나 먹었더니
역시 열매는 달더라.
살구는 못먹고 눈으로만 쳐다본 후
정원 주변을 살피니 못보던 꽃이 눈인사를 한다.
그런데 이꽃은 생전 처음이다.
이름을 알수가 없다.
넌 대체 누구냐?
이 녀석은 마삭줄이라고 한다
마삭나무인데 향도 좋다.
한쪽에는 고추도 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것은 고추꽃이다.
요즘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포스팅도 못하고 있는데,
특별히 살구 얘기를 한 것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얼마나 먹고 싶으면 이렇게까지 글을 썼을까,
누군가 얘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돈 주고 사먹는 것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사장님, 살구가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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