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사진]
40대 여자에게는 딸, 돈, 친구, 여행계가 꼭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이 네가지에 책을 포함하고 싶다. 책은 나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몹시 허기져서 살기 힘들다. 세끼 밥을 먹고 육신을 보존하듯 책을 읽으면 내 영이 맑아지고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에는 늘 읽던 책들로 너저분하다. 안방에서 읽는 책이 별도로 있고, 화장실, 거실, 사무실, 자동차 안에서 손만 뻗으면 책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책부터 찾게 된다. 책을 읽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단연 스트레스 해소는 독서가 된다.
내가 언제부터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첫 직장 대학교에 근무하면서 부터이다. 학창시절 교과서 보며 공부하기에도 바빴기에 사실 일반 서적을 읽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내겐 큰 기쁨이였다. 갈증난 사람이 물을 찾듯 도서관의 책을 참 많이 읽었다. 그 수많은 책들을 보기 위해 출근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최근에 무엇인가로 인해 설레본 적 있는가? 라고 물어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연애할 때 설레보고 지금은 없다고 얘기한다. 나는 자주 설렌다. 주문한 책을 택배로 받아 포장지를 뜯는 순간 멋있는 사람과 소개팅하는 기분으로 설렌다. 이 책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사뭇 궁금하고 대략 목차를 훑어보면서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짐작하고, 내용뿐 아니라 출판상태도 마음에 들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하다. 때론 생각보다 책 내용이 미흡하여 실망감도 주지만 대개는 그 책만이 주는 한줄의 메시지는 꼭 건질 수 있어서 좋고, 감동까지 받았다면 나는 필자의 다른 책을 또 찾아서 읽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1년에 책 100권 읽기가 쉽지 않지만 읽으려고 무척 노력한다.
책은 살갑고 아기자기해서 아들만 키우는 내게는 딸과 같다. 미미하고 소소한 얘기지만 책을 읽고난 후 내안의 열정을 정리한 글을 써서 간간이 고료도 받으니 돈도 되고(사실, 아주 작은 돈이지만 매달 받는 내 급여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삶의 활력소가 되기에 책은 친구도 된다. 또한 그 책과 단둘이 떠나는 2~3일 동안의 여행은 또 얼마나 짜릿하고 설렌지 모른다. 책에 한번 빠져보지 않으실래요? 생각보다 삶이 아름답고 인생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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