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를 배경으로 네 마리 굴비를 엮어봤다.ㅎㅎ]
일주일 전에 남편 대학동창 부부들과 함께 네쌍이 무등산을 다녀왔는데, 정말로 좋았던 기억이 많이 남아
이번 우리 개나리모임 고교동창 산행 목적지도 무등산으로 잡았다.
국립공원으로 승격한 후로 처음이니 우린 지척에 국립공원을 둔 행복한 광주시민이다.
여기 모인 네명의 고교 동창들은 한번도 같은 반이 된적이 없는데 20년 넘게 모임으로 만나고 있다.
우리 네 명은 학교에서 깨나 알려진 모범생들이다. 공부를 정말로 잘한 각 반 반장들의 모임이니까.
ㅎㅎㅎ
산행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인데, 아침까지 흐리다.
우천시로 산행하지 못한다면 영화보고 점심을 맛나게 먹자고 했더니
회원들은 무엇을 하든 모이면 행복하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다행히 날씨는 햇볕 쨍쨍~
우리집에서 집합하여 총무겸 회장인 내가 간식을 준비하고
이날은 풀서비스를 섬기고 싶어서 내 차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셨다.
약속한 적도 없는데, 어쩜 이렇게 색깔도 예쁘게 맞춰 입었을까.
그만큼 우리가 원색을 밝힐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
산에 자주 다니는 나는 그야말로 대충 입고
이 모임이 유일한 산행인 어떤 친구를 비롯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을 하고 왔다.
"산에 간다고 하길래, 이번에 등산복을 여름 것으로 샀다."
ㅎㅎㅎ
여기까지 올라오는데도 한 친구는 엄청 힘들어한다.
산행을 앞두고 워밍업을 한다고 해놓고 워낙 바빠서 연습을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모처럼 자연의 바람을 코에 불어넣고
부담없이 회사얘기와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다보니
서로 좋은 것 같다.
동네에는 철쭉 찾아보기 힘든데,
무등산에는 이렇게 예쁘게 눈맞춤 해준다.
앞서거니 뒷서기니
뒤처진 친구 말동무 삼아 중간중간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중머리재에 도착했다.
맨들맨들한 중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불러진 중머리재(믿거나 말거나)
벤치에 가방을 내려놓고 우리는 여고생처럼 사진찍고 탁 틔인 주변을 살피며 모처럼 자연을 만끽한다.
최대한 날씬~~~하고
최대한 예쁘~~~~게
내 코치에 움직이다 보니 이 친구들 웃음이 빵 터졌다.
무심코, 방심하는 찰나에 찍은 사진은 적나라하게 제 모습을 보여주기에
배 나온 친구한테 배가 물결치지 않도록 배를 가리라고 했더니
하나같이 두손이 배꼽 주변에 머물러 있다.
ㅎㅎㅎ
나는 요즘 사진 찍을 때마다 선그라스를 쓰고 찍는다.
얼굴 반쯤 차지하는 선그라스는 얼굴에 자신없는 이 나이를 어느정도 가려줘서 애용하고 있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풋풋한 20대 여성한테 부탁했더니
연달아 사진을 찍어줘서 이렇게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요즘은 연속촬영이 유행이라고 한다.
우릴 향해 카메라를 들이민 그 풋풋한 20대가 왜그렇게 예쁜지
우리는 하나같이
"와아~ 예쁘다.(사진 찍은 저 친구가 더 )"
우리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풋풋한 친구들을 보면 그저 예뻐 보인다.
이렇게 활짝 웃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 산행하길 참 잘했다,싶다.
서로 살아가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우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응원한다.
오래된 술맛이 깊어서 좋듯이
우리의 만남이 30년을 향해 가는데, 작년보다 올해의 우정이 더 진하다.
30대에는 서로 아이들 키우고 직장생활하는라 모임이 버거울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 모임을 기다릴 정도이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작년에 담양 금성산성을 다녀온 후 좋아서
1년에 두번씩 산행을 하자고 했는데, 앞으로 산행은 자주 갈 것 같다.
유일한 미혼인 이 친구는 사진 찍어주고 찍느라 재미에 푹 빠졌다.
기혼녀인 우리 셋은 이 친구의 몸매를 부러워 하면서
"너도 결혼하고 얘를 낳아보면 우리 몸으로 변신할 것이다."
호호호
하하하
여전히 물결치는 배를 가려주고자 사뿐히 손을 갖다 대놓았지만,
숨은 쉬어야 될텐데...
얼굴 가득 무호흡 상태가 여실히 보여진다.
친구가 그러지 이런 모습까지 예쁘고 귀엽다.
원두커피는 왜그렇게 맛이 좋은지 모른다.
영어를 본토 발음으로 하는 무등산을 관리하는 60대 아저씨한테 고마워서 삶은 달걀을 드렸더니
우리한테 이렇게 옷색깔 별로 맞춰서 사탕을 하나씩 주셨다.
참 인생을 멋지게 아름답게 사시는 분이다.
커피잔도 깔 맞췄다. 친구가 활짝 웃으니 우리가 다 행복하다.
꽤 유명한 본토 발음의 영어를 구사하는 60대 아저씨~ 즐거운 틈에도 집에 있는 자식들과 연락하는 천상 우리는 엄마!!!
친구의 슬픔
친구가 슬퍼하고 있다면
그 친구가 슬픔을 이겨내도록 돕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혹은 목표를 적절하게
내면화해서 슬픔에 빠진 친구가 스스로 그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친구의 슬픔에 함께 사로잡히는 것은
친구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으며,
자신에게도 상처로
돌아올 뿐이다.
- 윌리엄 B.어빈의《직언》중에서 -
* 많은 경우에
친구의 슬픔이 나의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누군가 한 사람은 그 슬픔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슬픔을 당한 당사자가
스스로 벗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친구의 몫입니다.
그래서 친구가 필요합니다.
-2013.06.17 고도원의 아침편지-
새벽에는 흐리고 비가 내렸지만
우리가 산행을 할때는 이렇게 활짝 갰다.
인생이 그렇다.
항상 흐리지도 않고
항상 맑지도 않다.
인생의 날씨
햇빛은 달콤하고, 비는 상쾌하고, 바람은 시원하며, 눈은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만 있을 뿐이다.
-존 러스킨-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그렇게 보기 싫을 수가 없습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왠지 보기가 싫지요.
하지만 기분이 좋은 날에는 잔뜩 구름 낀 흐린 날씨도 마음에 듭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날씨처럼 마음에 따라 좋거나 나쁘거나 할 따름입니다.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좋은 날씨가 되기도 하고, 나쁜 날씨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떻습니까?
서동식 님의 『나를 위한 하루 선물』 (전문)
[더위를 식혀준 콩물국수 비빔국수]
햇살도 좋은 주말, 우리는 산행 하면서 참 많이 웃었다. 20년은 젊어졌을 것이다.
별것 아닌 얘기에도 우리는 여고생처럼 하하 호호
일상에서 벗어난 그 자체가 좋고 공기 좋은 산이라 하하 호호
자식들 어느 정도 키워놓고 여유가 생겨서 하하 호호
친구같은 딸이 없기에 나는 정말로 친구들과 이런 모임 자주 갖어야 한다.
친구들아 고맙다.
산행 계획 또 세울께~
201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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