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조카,나의 엔돌핀

[한새봉] 놀이와 게임으로 이모부 인기 급상승 중

순수산 2014. 5. 21. 17:35

 

[이모부를 놀이기구 삼아~]

 

 

 

주말 오후, 남편과 함께 조카들을 데리고 우리집 뒷산 한새봉에 갔다.

몇년 동안 혼자 조카들을 데리고 다녔는데, 처음으로 남편이 동행해줬다.

오전에 축구교실을 다녀온 녀석들은 심히 피곤 했을텐데, 워낙 이모와 산행을 좋아했기에

점심 때도 놓친후 녀석의 모친이 햄버거와 음료수를 챙겨서 우리집에 2시에 데려다 줬다.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인지라~ 공원 정자에서 점심을 먹게 하고

막내 민채의 햄버거 하나 먹을때까지 우리부부 이마에 참을 인을 여러번 새겼다.

어찌나 느리던지~ 에휴

 

점심식사후 본격적으로 산행에 돌입했다.

시간이 지나도 몸이 기억하고 있는지라~

1차 관문을 통과하려면 먼저 벤치에 앉아 인증샷을 날려야 한다.

"얘들아 벤치가 나왔다. 일동 사진포즈 잡기!"

폼한번 멋지게 잡는다.

 

운동기구 나오면 죄다 거쳐야 한다.

윗몸 일으키기, 평행봉

그외 여러 기구들을 섭렵한 녀석들은

처음으로 이모부와 함께여서 좋은지 터프하게 잘논다.

 

 

 

 

[공원 정자에서 햄버거 먹기]

 

[1차 관문 통과하기 전 인증샷]

 

 

 

[때죽나무]

 

 

 

남편은 아들과 산행할때 했던 의식( 리추얼)을 이 녀석들한테도 적용하고 있었다.

1)두손 그러모아 뻐꾸기 소리 내기!

숲속의 뻐꾸기 소리를 진짜처럼 잘 내는 남편에 비해

녀석들은 입으로 소리를 낸다

"뻐꾹~ 뻐꾹"

ㅎㅎㅎ

 

 

2)대 이파리로 돛단배 만들기!

엄청 신기해하는 녀석들은 이모부 하는대로 해보지만

매번 실수한다. 그러더니 벤치에 앉아 다시 강의를 하는 남편

배 한척씩 만들기 위해 녀석들이 이렇게 집중하는 모습 처음본다.

 

 

3)콩 이파리를 얹어서 "딱" 총소리 내기!

녀석들이 이것은 좀 따라한다.

재미삼아 여러번 하더니, 오른 손을 왼손을 세게 때려서 손이 얼얼할 정도로 치더라.

 

 

4)가위 바위 보 내기로 아카시아 이파리 누가 먼저 없애는가 게임!

꿀밤 안 맞으려고 어찌나 진지하게 하는지

허나, 손가락 힘이 부족한 민기가 져서 결국 꿀밤 한대 맞고~

 

 

 

 

 

 

 

 

 

그동안 이모의 존재는 까무룩 잊어 버린듯

"이모부~ 이모부~"

이모부 이름 닳도록 외치며 이것 해주라 저것 해주라 노래를 부른다.

 

아들 군대 보내 놓고 조카 녀석들로 인해 참 많이 웃는 날이다.

속도가 느린 어린 아이들과 산행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닌데,

오히려 순수한 이 녀석들로 인해 어른들은 웃게 된다.

 

청솔모마냥 깡총깡총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민기는 얼굴이 익어가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이모부를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리기도 한다.

 

즐거운 우리의 산행을 위해 산에는 여러 꽃들이 우릴 반겼다. 찔레향이 참 좋다.

 

 

 

 

 

 

 

 

 

 

 

 

 

 

 

[요즘 헬스클럽에서 기구 운동 많이 한 보람이 있다]

 

 

 

 

[멋진 포즈를 잡으라고 하니~]

 

남편은 이날 두 조카들한테 인기가 짱이였다.

남자 아이들이라 그랬을까~ 이렇게 이모부를 좋아할 줄 몰랐다.

피곤한데, 재밌게 잘 놀아준 남편한테 감사한 날이다.

 

 


 

[2010년 5월 한새봉/ 탱자꽃 앞에서]

아이구~ 귀여워라.

 

[2010년 9월 한새봉 벤치 앉아서]

먹어야 사느니라.

조카 민기, 민채, 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