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아들,군대 이야기

군입대 한 외동아들, 진짜 사나이가 되어 기쁘다

순수산 2014. 6. 19. 10:12

 

 

 

외동아들이 군에 입대한지 세 달이 되어간다. 입대 전 추억을 쌓기 위해 가족여행을 자주 다녔고 아들 먹이기 위해 맛난 음식도 자주 해줬다. 21개월 동안 미지의 세계에서 어찌 살아갈지 나는 착잡했다. 아들도 한달 정도 주변 정리를 하더라. 지인들은 내 걱정을 해준다,며 본인들의 경험담을 해줬는데, 아들 군에 보내놓고 한달동안 눈물로 밤을 샜다는 둥, 입대한 날 입고 간 아들의 옷이 소포로 왔을때는 밤새도록 울었다고 했다. 옷에 아들 냄새가 나서 차마 빨 수도 없었다고 했다. 30년 전에 제대한 남편은 본인의 군생활에 비하면 요즘은 군대도 아니다,며 나를 위로했지만 일방적이고 열약했던 그 시절을 영웅담처럼 얘기할때는 정말로 얄밉더라.

 

입대 몇 달 전부터 어떤 절차를 밟아 군입대를 하는지 병무청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여다보며 아들의 입대 준비를 도왔다. 신체검사를 거치고 현역병 입영일자 선호시기 본인선택 신청을 통해 입대할 시기를 잘 선택하여 군대에서 겨울을 한번만 보내면 된다. 논산훈련소에서 5주 동안 기초훈련을 받았고 4월 30일 수료식이 있어서 정확히 5주 만에 아들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훈련소 5주 동안 아들은 6kg 이나 몸이 늘었다. 규칙적인 생활과 훈련으로 다부진 몸이 만들어진 것이다. 입대전 귀엽고 앳띤 아들의 얼굴은 사라지고 햇빛에 적당히 그을린 늠름한 군인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군악대 소리에 발 맞춰 연대장으로 집합한 후 이등병 계급을 달아줄 때의 감동은 잊지 못한다. 훈련소로 입소하는 아들을 보낼때는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렸다면, 수료식 날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매주 월요일이면 훈련소 연대장님이 기수별로 어떤 훈련을 받고 있는지 아버지같은 마음으로 아들들의 훈련과정을 친절하게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워준다. 부모들은 아들의 훈련상황을 체크하며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남편의 군생활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외국에 가면 애국자가 된다더니 입대하면 아들은 효자가 된다.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어려움 없이 살았던 그동안의 삶이 감사로 느껴졌을 것이며 단체생활을 통해 사회성이 다져지고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떨어져 있으니 실감한 것이다. 군생활 잘하고 있으니 내 걱정하지 말라,며 엄마 아빠 여행도 다니며 재미있게 살라고 당부하는 아들을 볼 때는 기특하기까지 했다. 구구절절 마음을 담아 보낸 아들의 편지와 매일 일기쓰듯 아들한테 인터넷 편지를 쓴 것을 수합해서 제대할 때 아들한테 책 선물을 할 것이다.

 

아들은 장성 상무대에서 장갑차 조종수로 한달간 주특기 교육을 받았다. 남편과 아들은 전방으로 부대배치 되기를 원하던데 경기도 양주에 있는 사단으로 배치가 되었다. 너무 먼 곳으로 배치가 되어 내 마음은 좋지 않았지만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하기로 했다. 풋풋한 소년에서 강철 진짜 사나이로 변해가는 아들이 군생활 잘 이겨내고 견뎌내리라 믿는다. 아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요즘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은 일밤 - 진짜 사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