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장한 둘째 딸들

순수산 2008. 8. 20. 09:19

 

 나의 친구 장한 둘째 딸들



 



6개월만의 개나리모임...

 

나의 친구 장한 둘째딸들은 둘째라서 받은 서러움을 나에게 쏟아붓는다.

"너는 맏이라 우리의 마음을 몰러~"

"내가 뭘~"

"우리는 언니 오빠 눈치 볼라, 동생들 눈치 볼라, 가운데 끼여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서러움의 세월을 살았다."

"가시내들이 괜히 죄없는 맏이 갖고 합동작전으로 나를 힘들게 하네...."

 

평소 언니들한테 받은 서운함을 꼭 내가 지들 언니나 되는 것처럼 얘기한다.

그런데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보면 정말 언니들 얘기가 곧 나의 생활태도였으니 속은 있어서 웃음은 나오고....

이 친구들을 통해 두루 살피지 않고 내 생각과 의지로만 헤쳐나가려는 마음을 한번씩 살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어제 친구들의 얘기를 통해 반성할 것이 많았다.

가시내들... 그러니까 우린 친구지...

 

토끼같은 자식들을 어제는 집에 두고(안 따라오려 한다. 다 컸다는 징조) 정말 조촐하게 우리 셋이 만나니

당연히 20여 년전 고등학교로 돌아간 느낌... 2년전에 졸업한 듯 우리는 시간 가는줄 모르게 그 시절을 얘기하면서

웃었다. 이래봬도 우리는 고등학교때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 워메 장한 것들...

 

6시 30분에 만났는데 11시 30분까지 우리는 5시간 동안 정말 편한 마음으로 서로 위로하고 서로 격려하고 서로 칭찬하며

좋은시간을 보냈다. 20년 동안 만난 친구지만 그래도 내가 알지 못했던 친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그 친구들이 내 친구

들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아이셋을 낳고 열심히 키우면서 현재 20대 아이들과 같이 광주에서 내로라 하는 대학을 다니는 멋진 친구와

고등학교를 수석입학해서 정말 책을 머리맡에 두고 자기만 해도 "시험합격"을 쉽게 하는 이해가 되지 않는 친구...

 

열심히 사는 두 친구 모두 좋은 결과 얻기를 바라며 이제 계절마다 보는 것을 약속하며 그 많은 이야기

끝없이 이어졌는데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헤어졌다. 다음 만날때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