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지리산 천왕봉이다.
미션 임무 수행...
지리산 천왕봉은 처음이다.
아들녀석 학교 멋진 수학쌤이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사진을 찍어 온놈은
수행평가 만점을 준다고 했다. 만점까지는 아니지만 아들녀석 때문에 우리 가족은 휴가를 지리산으로 정했다.
정상까지는 워낙 험하다는 얘기를 익히 들어왔지만 그래도 웬만큼 산을 좋아하는 우리가족은 부푼가슴을 안고 갔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확실히 믿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이번에 또다시 느꼈다.
우린 휴가중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를 참고 삼아서 천왕봉 당일코스를 잡았다.
중산리는 천왕봉까지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이다.
(중산리 야영장/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634-4)
새벽 6시 집에서 출발하여 9시 정도에 중산리에 도착했다. 아침식사를 하면 늦을 것 같아서 그냥 일어나자
짐만 챙겨서 출발했다. 처음으로 텐트치고 잠을 자야 하기에 짐이 무려 8개 정도였다.
1박2일 짐이 피난가는 상황처럼 장난이 아니였다.
똑똑한 네비게이션이 없었다면 어찌 시행착오 없이 목적지까지 갔으리오.
길치인 울황제는 네비 칭찬이 대단하다.
어쩜 이렇게 멋진 기계가 탄생하여 여행자들의 노고를 덜어주는지...내가 봐도 멋진 놈이다.
여행을 떠나는 자는 어제의 태양도 뭔가 색다르게 느껴진다.
내 마음자세가 다르겠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았는지...야영장 주차장이 만차되어 올라가지도 못하고 몇미터 아래에 차를 주차하고 일단
천왕봉을 향해 간단히 배낭만 챙겼다.
직원인지 알바생인지 제복입은 사람한테 우린 물었다.
"천왕봉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어요?"
"왕복 8시간 잡으면 될 것입니다."
"헐~~~"
오늘 안으로 내려와야 된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부리나케 올라갔다.
한참 올라가다보니...
산행중에 먹으려고 했던...시원한 오이며 초코렛, 헤드렌턴...다 차에다 놓고 왔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자,며 독한 마음으로 올랐다.
그러니까...우리가 이곳 칼바위, 망바위, 법계사를 거쳐 로터리 대피소를 거쳐서 천왕봉에 오르는 거야. 알았지.!!!
야영장 바로 옆에 계곡은 입수 금지다.
얼마나 물이 맑고 깨끗하고 깊은지...순간 선녀가 뿅~~ 하고 나타날 것 같았다.
졸졸졸 콸콸콸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우리는 산에 오르고 있었다.
절반 정도 올라왔을 것이다.
사진에서만 봐왔던 구름 위를 아니...구름이 나보다 더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와우~~~ 신난다. 이런 멋진 구경을 하려고 이렇게...
온몸이 땀에 절여 땀냄새가 신냄새로 변할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그동안의 고생은 눈앞에 보여진 풍경화 한장으로 시원하게 씻겨나갔다.
저 뒤에 천왕봉이 우리를 부른다
뒤에서 귀여운 귀신이 포로롱~~나올것 같다.
그래도 참외를 맛나게 먹고 있는 울황제...
먹고 죽은 귀신은 태깔도 좋다고 하더라...뭔소리인지...
드디어 바위에 오른 모든 사람들이 감탄사를 동시에 터트린다.
절반 정도 산을 오르면서 내 코를 자극한 냄새들은....땀냄새..신냄새..파스냄새..풀냄새..
귀를 자극하는 것들은...계곡에 흐르는 물소리..스틱 땅에 탁탁 내려찍는 소리.. 새소리..
뒷 배경은 멋진데...나는 완전히 이상한 꼴이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침밥도 못먹고 점심도 못먹고 땀은 비오듯 흘려 얼굴을 닦을새도 없이 땀은 또 후두둑 떨어지고
옷은 다 젖고 빵빵하게 나온 뱃살은 잠깐 출장간듯 홀쭉하기까지 했다.<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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