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아들의 숭일중 졸업식

순수산 2010. 2. 9. 16:12

 

<강당에서 졸업식이 막 끝난 후...>

 

노란 후리지아 꽃향기가 향긋한 오늘...

봄비가 내렸다. 아들이 미션스쿨 숭일중학교를 오늘...졸업했다.

어제 졸업앨범을 가져왔는데, 초대 변요한 학교장을 비롯한 82년 학교의 변천사가 앨범에 녹아있었다. 

졸업식은 강당에서 진행되었으며 식이 끝난 뒤 교실에 들어가지 않았기에 반 아이들 하나하나 만나보기에는 힘들었다.

 

1부는 예배로 시작되었으며 2부는 졸업식을 했다. 예배를 통해 성경말씀을 읽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는 말씀으로 설교를 하셨다. 예배는 들뜬 졸업식을 차분하게 정돈했다. 정말로 경건한 모습이였다. 밀가루와 계란을 던지는 아주 험난한 모습이 아니여서 좋다. 울황제도 미션스쿨을 다녔기에 신앙이 학창시절부터 다져졌다. 울아들도 미션스쿨을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미션스쿨 고등학교에 배정되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3년간의 경건 시간을 통해 감정적으로 들뜨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를 변하지 않는 진리 앞에 설 수 있게 하심이 감사하다. 많지는 않지만 매일 아이들이 하나님 말씀을 먹고 컸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면 3년간은 힘든 시간이 될텐데....잘 견디어 주리라 믿는다.

 

<성경말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나 지혜로 말미암아 네 날이 많아질 것이요 네 생명의 해가 네게 더하리라
네가 만일 지혜로우면 그 지혜가 네게 유익할 것이나 네가 만일 거만하면 너 홀로 해를 당하리라

                                                                                                    <잠언 9:10-12>

 

 

<단상 앞에는 총학생회장 임>

 

<빨간 모자 후드티를 입은 학생 앞의 왼쪽에 있는 울아들>

 

졸업식이 시작 되기 전에 방학 중에 만난 친구들이 무척 반가왔는지 

유난히 몸집이 작은 울아들이 앞, 뒤, 옆 친구들과 끝임없이 웃고 얘기하고

장난하는 모습을 2층 내빈석에서 지켜보았다.

'참 이녀석 해맑게 컸네.'

이런 말이 내 입에서 절로 나왔다.

'사랑을 많이 받고 컸네.'

이런 생각도 들게 했다.

 

예배 중 "지금까지 지내온 것" 찬양을 함께 부르는데 눈시울이 붉어졌다.

주의 크신 은혜가 아니면 지금의 이 자리를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지금까지 지내온 것 <찬양>

                                  박재훈 작곡
                                  김광호 편곡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없는 주의 사랑 어찌이루 말하랴
자나깨나 주안에서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몸도 맘도 연약하나 새힘 받아 살았네
물붓듯이 부으시는 주의 은혜 족하다
사랑없는 거리에나 험한 산길 헤맬때
주의 손을 굳게 잡고  찬송하며 가리라

주님 다시 뵈올날이 날로날로 다가와
무거운 짐 주께 맡겨 벗을 날도 멀잖네
나를 위해 예배하신 고향 집에 돌아가
아버지의 품 안에서 영원토록 살리라

 

 

<담임선생님과 함께>

 

졸업식은 1시간 정도였다. 아쉽게도 식이 끝나자마자 담임선생님은

아이들 하나하나 어깨를 토닥여주며 격려의 말씀을 짧게 해주셨다.

나는 담임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고 아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을 담아놓기 위해서

사진을 찍을려고 기다렸기에 맨 나중에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반 아이들은 다들 밖으로 나가고 어느 누구도 담임선생님과 사진을 찍지 않았다.

보는 내가 아쉬움이 컸다.  

내 학창시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였다. 뭔가 애틋한 마음이 덜한 것 같다.

 

 

친한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주려고 했는데....담임선생님과 사진을 찍는 사이에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사람들 틈에 친구들을 찾기도 힘들었다. 

요즘처럼 핸드폰으로, 컴퓨터 채팅으로 언제라도 만나고 싶으면 만날 수 있으니

졸업이기에 이제 볼 수 없다,는 우리시대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졸업하는 날... 자장면을 먹었을까요...

이또한 자장면 먹기가 1년에 한번 될까말까,하는 시절 이야기이고

요즘은 너무나 풍족하게 부족함 없이 먹는 아이들이라...

 

안 먹었습니다. 학교 근처 전문중화요리집이 있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릴 것 같아서

지난 주일에 미리 자장면을 먹었기에 오늘은 집에서

소고기 갈비살로 사다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먹었습니다. ㅋㅋ

 

졸업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고 출발입니다.

오늘의 아쉬움을 뒤로한채 더욱 더 학생으로서 분발하여

주님 보시기에 어여쁜 자녀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난산으로 어렵게 낳은 울아들이 이렇게 성장하여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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