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조카 세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갖고 싶지 않소~"
도서관에 근무하는 여동생이 근무한다며 나의 황금같은 휴무 토요일(09.04)에 조카 두녀석을 좀 봐주란다.
그것도 남동생네 아들까지 가세했으니 어디로 튈지 모를 조카 세명을 어쩔수 없이 봐야 한다.
일단, 이 녀석들이 좋아할 우리집 아파트 놀이터에서 워밍업을 해서 기분을 업 시켜놓았다.
일단 나한테 걸리면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등산을 해야 하는 이모의 법을 따라야 한다.
음하하하하
굴비 엮듯이 세녀석을 서로 손을 잡게 하고 놀이터로 갔다.
뜬금없이 소나기가 쏟아지길래, 산행은 틀렸나보다 했는데,
놀이터에서 30분 노는 동안 소나기는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자~ 이제 이모, 고모가 철저히 이녀석들과 함께 열심히 놀아준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인증샷을 차곡차곡 쌓아본다.
아이들의 표정은 어쩜 이렇게도 다양한지.
카메라로 누를때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는데, 블러그에 올리면서 나는 여러차례 혼자 웃었다.
이 귀여운 녀석들.....
민기(6세), 민채(4세)
여동생의 보석같은 아이들이다.
이 녀석들이 만 1세때 어찌나 얼굴이 똑같은지
제부가 누가 첫째이고 둘째인지
끝내 가려내지 못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녀석들의 맑디맑은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누렇게 세상의 때가 낀 이모이자 고모의 눈이
많이 부끄러워진다.
시우(3세)
남동생의 보물같은 아들이다.
"고모~~~ 히히히"
형제는 그네도 잘 탄다.
"이모, 아주아주 세게 밀어줘~~~"
이모는 또 출동한다.
시우한테 하지 말라고 야단칠때는 고모,라고 했다가
민기,민채한테는 이모,라고 했다가
에라~ 오늘은 그냥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이모"라고 통일해버리자.
"시우야~오늘만 그냥 이모라고 불러라."
자....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해볼까.
3,4,6세 병아리같은 이 녀석들 데리고
나는 한새봉으로 출동한다.
사실, 이런 사진은 작품 축에 들어간다.
눈동자를 제대로 바라보고 아이들의 사진을 찍기란
계란으로 바위를 깰만큼 아주아주 힘든 일이다.
ㅋㅋㅋ
이런 멋진 "V"는
민채만 할 수 있다.
금계국도 반갑게 아이들을 맞이해준다.
헝아가 앞장 서고
세살 막내를 가운데 끼우고
둘째가 뒤에서
보호막을 친다.
그럼 그렇지.
이 녀석들의 발걸음으로 거의 1시간 이상 걸었으니
쉬가 나올법도 하지.
그러나
아주 중요한 부분은 잘 가렸기에....
이것도 추억이라.
'유격훈련이 따로 없어. 산에 간다고 해서 좋다고 따라왔는데, 이것은 아주 훈련중에서 끔찍한 유격훈련이야.'
'인생이 다 그렇지. 뭐~'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나는 이쯤에서 내려가고 싶어'
혹시 이 녀석들 각자 딴생각을 하며 저 아랫동네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분명 약발이 떨어져서 그랬을 것이다.
이쯤에서 입에다 물려주면 아이들은 180도 달라진다.
몸에 좋은 우유를 그것도 딸기 우유를 쭉쭉 빨아먹는다.
표정은 다들 각기 다름.
맨드라미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와아~ 이건 보라 도라지꽃이다.
하얀 도라지꽃이 익으면 보라 도라지꽃이 되나?
파란 고추가 익으면 빨간 고추가 되는 것처럼...
이 꽃을 아시는 분이 분명 친절하게 답을 달아주시겠지!
하얀 도라지꽃도 이쁘다.
내리막길에서 겁없이 달려가는 3살 시우는 이번 산행이 처음이다.
오늘로 두번째 한새봉에 오른 민채와 꽤 여러번 이모를 따라 산에 오른 민기...
이 녀석들은 모기한테 어쩔수 없이 강제적으로 헌혈도 해주고
땀 뻘뻘 흘려 산행을 마치고 출구쪽에 이르고 나니
발그레레한 민기와 쓴표정을 짓는 민채와 아예 외면해버리는 시우
어쩌냐, 앞으로도 아스팔트를 40분은 걸어야 집에 가는데....
ㅋㅋㅋ
이모, 고모 따라 산에 가서 살아 돌아온 것에 감사한 표정들이다.
또 산에 가고 싶으면 콜하시라.
이모, 고모가 출동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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